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윤욱재 기자] 4강 플레이오프 직행에 실낱 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SK에게 '고춧가루'를 뿌린 선수는 바로 삼성 김태주였다.
김태주는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SK와의 경기에서 10득점 8어시스트 5스틸로 맹활약했다.
이날 SK는 턴오버 16개를 저질렀고 그 가운데 김태주에게 뺏긴 게 많았다. 가드인 김태주는 스틸 후 속공으로 연결해내는 능력도 발휘했다. 이날 삼성이 성공한 속공만 6개.
김태주는 "우리 팀이 5연패를 하고 있어서 승리에 목말랐다. 막바지니까 연패를 끊고 여러모로 노력하시는 감독님과 코치님의 기대에 부응하자고 다같이 의기투합이 됐다"고 승리한 소감을 밝혔다.
삼성엔 이정석, 이시준 등 걸출한 가드들이 있고 신인 전체 4순위로 입단한 박재현 등 좋은 가드들이 즐비한 팀이다. 그럼에도 김태주는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쳤다.
김태주는 "처음 이 팀에 왔을 때는 좋은 실력을 가진 형들이 많아서 내가 어떤 스타일로 농구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수비라도 열심히 하자는 생각이었다. 내가 형들을 서포트하면 입지가 굳어지면 많이 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태주는 고교 시절 각광받는 유망주였지만 대학 진학 후 부진에 빠지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농구를 사랑해서 남들보다 열심히 했다. 지기 싫어서 항상 최선을 다하고 모든 걸 쏟아부었다. 대학에서 슛 폼을 바꾸다 딜레마에 빠졌다. 그것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다시 잡으려고 밤낮으로 강박관념을 갖고 고치려 했다. 그 시간이 3년이 걸렸다. 농구에 대한 회의감도 느껴 부상이 찾아온 것 같다. 부상에서 복귀하고 편한 마음으로 하다보니까 슈팅이 예전처럼 잘 잡혔다. 그때부터 자신감 있게 했는데 프로에 와서도 정신을 잘 차리지 못했었다"
김태주가 정신을 '차린' 계기는 공익근무를 하면서다. 김태주는 "대학교 때 부모님께서 매달 용돈을 부쳐줘 우리 집이 잘 사는 줄 알았다. 공익근무 때 부모님과 생활했는데 벼농사를 하면서 엄청 힘들게 사시는 모습을 봤다. 그 모습을 보고 예전에는 최고가 될 것 같지 않아서 농구를 등한시했었는데 이젠 최고가 아니더라도 프로팀에 돌아가서 효도를 하겠다는 마음으로 다잡았다"고 말했다.
이후 김태주는 달라졌다. "복귀 8개월 전부터 몸을 다시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산을 매일 뛰었고 농구공도 매일 잡았다. 복귀할 때 몸이 완전히 만들어져 있었다. 구단에서도 이를 높게 평가해주셔서 재계약을 다시 할 수 있었다"라는 게 김태주의 말이다.
아직 김태주에겐 올 시즌 1경기가 남았지만 다음 시즌을 겨냥할 수 있는 선수임이 분명하다.
그는 "슈팅은 많이 좋아졌고 노마크에서는 던질 수 있지만 2대2 픽앤롤 플레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던질 수 있는 기술을 배워서 내년에는 좀 더 공격적으로 하고 싶다. 이번 시즌을 치르면서 웨이트트레이닝과 코어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는 근육이 지쳐서 몸이 힘들어진 것을 느꼈다"고 보완해야 할 점들을 꼽았다.
[삼성 김태주가 5일 오후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SK-삼성 경기에 라인아웃되는 공을 살리고 넘어졌다. 사진 = 잠실학생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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