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LG는 지난 8일부터 열린 시범경기 개막 2연전에 일정이 없었다. LG의 올 시범경기 첫 경기는 11일 마산 NC전. 그러나 LG는 시범경기 개막 직전부터 의도치 않게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바로 지난 해까지 LG에서 뛰었던 레다메스 리즈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들린 것이다.
리즈는 지난 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이닝 동안 안타는 단 1개만 내주고 탈삼진 10개를 기록하면서 실점은 단 1점도 하지 않는 특급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 해 LG가 거둔 유일한 가을야구 승리. 이때의 인상적인 피칭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기에 충분했다. 결국 리즈는 LG와의 재계약을 택했고 올 시즌을 준비했지만 오른 무릎 부상을 입고 말았다. 리즈의 부상 회복엔 최소 4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LG는 리즈와의 계약을 해지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해 리즈가 LG 유니폼을 입고 남긴 성적표는 10승 13패 평균자책점 3.06. 승보다 패가 많아 그의 기록은 그리 주목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2013시즌이 돋보였던 이유는 바로 리그에서 유일한 200이닝 투수였다는 점. 리즈는 202⅔이닝을 던졌다. 2위 쉐인 유먼(193⅓이닝)보다 9⅓이닝을 더 많이 던진 것이다. 또한 지난 해 리그에는 180이닝 이상 던진 투수가 단 6명 뿐이었다. 이닝이터로서 가장 돋보인 선수가 바로 리즈였던 것이다.
이제 리즈는 떠났다. 과연 LG는 지난 해 리즈가 남긴 202⅔이닝을 극복할 수 있을까.
아직 새 외국인 투수는 영입하지 못한 LG다. 최소 리즈급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개막 직전에 메이저리그 진입에 실패한 선수가 LG의 영입 대상이다. 때문에 LG의 선택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LG가 어떤 선수를 영입하든 간에 리즈 만큼 한국 무대에 검증된 선수는 아니라는 점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가뜩이나 한국프로야구에서는 200이닝 투수가 귀한 마당에 대체 선수에게 모든 부담을 떠안기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LG의 핵심 불펜 요원들은 베테랑 선수들이 줄을 잇는다. 그렇다면 선발진에서 리즈의 공백을 조금씩 충당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지난 해 LG에서 리즈 다음으로 많이 던진 투수는 우규민이었다. 우규민은 지난 해 147⅓이닝을 던졌으니 리즈와 55⅓이닝의 차이를 보였다.
지난 해엔 벤자민 주키치가 극도로 부진했었고 실질적인 2선발 역할을 해낸 류제국은 시즌 중반부터 합류한 선수라 어쩌면 이러한 간격은 당연했다. 때문에 연습경기서 인상적인 호투를 보인 새 외국인 투수 코리 리오단이 기대를 충족시키고 류제국이 지난 해에 보여준 투구와 더불어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그 간격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애 첫 10승 고지를 밟은 우규민과 10승을 아깝게 놓친 신정락은 지난 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지난 해 플레이오프에서 3선발로 나선 신재웅, 부상으로 1년을 쉬었던 김광삼, 군 복무를 마친 윤지웅, 새로 영입한 베테랑 김선우 등 선발 경험이 있는 선수들에게도 리즈의 이닝 공백을 조금이나마 메울 수 있는 기대를 해볼만 하다. 지난 해 팀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LG는 이제 가용 자원은 더 많아졌고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김기태호 출범 후 LG는 어느 팀도 부럽지 않은 팀 분위기가 조성됐다. 시즌 개막이 얼마남지 않은 상태에서 200이닝을 보장할 수 있는 선수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올해도 하나된 트윈스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들의 숙제다.
[레다메스 리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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