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결국 김종규와 함지훈의 전쟁이다.
LG와 모비스가 5일 울산에서 챔피언결정 3차전을 갖는다.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스코어는 1-1. 울산 3연전 첫 경기 중요성은 굳이 따질 필요도 없다. 당연히 총력전이다. 1~2차전을 돌아보면, 결국 LG 김종규와 모비스 함지훈의 맞대결서 승부가 갈렸다.
1차전서 김종규는 39분23초 동안 9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함지훈은 38분동안 18점 6어시스트 1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2차전서 김종규는 31분4초동안 6점 2리바운드 2스틸 1블록을 기록했다. 함지훈은 37분55초동안 16점 1리바운드 8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1~2차전 모두 함지훈의 압승이었다.
▲ 여전한 함지훈>김종규
함지훈은 198cm의 파워포워드. 104kg의 육중한 체구를 자랑한다. 힘이 장사다. 207cm의 센터 김종규는 95kg의 체중이다. 상대적으로 마른 느낌이다. 함지훈은 김종규보다 9cm가 작지만, 힘에서 김종규를 압도한다. 골밑 위치 선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함지훈은 1~2차전서 김종규의 리바운드를 6개로 봉쇄했다. 함지훈 본인도 리바운드를 많이 하지 못했으나 로드 벤슨이 골밑을 장악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함지훈은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풋워크가 좋다. 김종규는 상대적으로 운동능력에선 함지훈에게 앞서지만, 큰 경기 경험이 적고 풋워크 등 움직임은 아직 투박하다. 결국 1~2차전서 함지훈과 김종규 매치업은 함지훈의 압승으로 마무리 됐다. 이런 양상은 잔여 경기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개개인의 테크닉과 노련미가 하루 아침에 달라지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 함지훈의 지배력
김종규가 리바운드를 장악하지 못하자 전체적인 제공권 싸움에서 모비스가 크게 앞섰다. 모비스는 1~2차전 모두 리바운드에서 LG를 압도했다. 모비스는 이를 바탕으로 1차전을 잡았다. 결국 LG 김진 감독은 2차전 막판 함지훈에게 데이본 제퍼슨을 붙였다. 김종규에겐 로드 벤슨을 수비하게 했다. 김종규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전략.
LG도 결과적으로는 2차전 막판 매치업 변경이 성공했다. 제퍼슨과 매치업 된 함지훈은 외곽으로 나왔다. 제퍼슨은 벤슨 도움 수비를 위해 골밑으로 처지는 상황이 많았다. 때문에 경기 막판 함지훈에게 외곽슛 찬스가 많이 생겼다. 하지만, 함지훈은 특유의 머뭇거리는 습관을 떨쳐내지 못했다. 슛 타이밍을 잡지 못하면서 모비스 공격 자체의 유기성이 떨어졌다. 제퍼슨은 4쿼터에만 13점을 퍼부으며 LG의 승리를 이끌었다.
LG가 3차전서 어떤 매치업을 들고 나올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또 다시 당할 가능성은 낮다. 함지훈이 적극적으로 외곽에서 슛을 던지고, 성공할 경우 이 매치업은 결과적으로 LG에 독이 된다. 결국 LG는 함지훈의 매치업 상대를 바꿔야 한다. 김 감독 역시 대비해 놓았다고 봐야 한다. 함지훈으로선 김종규와 다시 매치업 될 경우 심리적으로는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함지훈은 김종규가 지니지 못한 어시스트 능력이 좋다. 이는 모비스의 주요 공격루트다. 때문에 LG는 어떻게든 함지훈을 봉쇄해야 한다. 함지훈이 자유롭게 움직일 경우 결국 승부는 모비스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LG가 2차전을 잡은 건 임시방편일 수 있다는 의미다.
▲ 김종규의 반격
LG는 2차전을 잡았지만, 경기내용서 모비스를 압도했다고 볼 수 없다. 때문에 여전히 불안한 형국이다. 모비스는 함지훈의 맹활약을 바탕으로 골밑을 장악했고, 이것이 “4승1패로 끝내겠다”는 유재학 감독의 자신감 원천이다. 결국 LG로선 김종규가 살아나야 한다. 김종규는 1~2차전서 함지훈에게 밀리면서 자신감을 잃은 모습. LG는 김종규에게 함지훈 수비를 맡기지 않으면 되지만, 모비스는 김종규가 공격할 때 집요하게 함지훈을 붙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한 농구인은 “김종규에게 당장 함지훈의 노련미를 기대하긴 어렵다”라면서도 “욕심을 버리고 동료를 활용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상당히 의미 있다. LG 농구가 잘 풀릴 때 김종규와 김시래, 김종규와 문태종의 2대2 공격이 주효했다. 김시래와 문태종은 영리하다. 그리고 동료의 찬스를 열어줄 줄 안다. 김종규는 두 사람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어시스트와 리바운드에 최대한 집중할 경우 팀 공헌도가 높아질 수 있다.
또한, 김종규가 매치업 상대자를 외곽으로 끌고 나올 때 아무래도 수비수는 골밑을 체크하느라 김종규 마크가 느슨해질 수 있다. 김종규의 중거리슛이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이때 리바운드가 문제다. 이건 LG가 풀어야 할 숙제. LG로선 제퍼슨의 출전 시간을 조금 줄이더라도 정통센터 크리스 메시의 활용도를 높여 김종규를 도와주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함지훈과 김종규의 매치업 영향력은 챔피언결정전 내내 LG와 모비스를 강타할 전망이다.
[김종규와 함지훈.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