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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미국 세인트피터스버그 강산 기자] 빅리그 데뷔전에 나선 닉 마르티네스(텍사스 레인저스)가 제 몫 이상을 해내며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의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하지만 불펜 방화로 데뷔 첫 승리까지 거머쥐지는 못했다.
마르티네스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2홈런) 3볼넷 3탈삼진 3실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에스코바와 조이스에 내준 홈런 2방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만족스런 투구였다.
무엇보다 빅리그 첫 등판이라는 부담감을 떨쳐낸 배짱투가 돋보였다. 최고 구속 92마일 직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 등 보유한 구종을 아낌없이 선보이며 후회없는 데뷔전을 치렀다. 조브리스트-롱고리아-로니로 이어지는 탬파베이 중심타선을 안타와 볼넷 하나씩만 내주고 효과적으로 막았다. 투구수도 85구로 경제적이었다.
팀 내 유망주 순위 13위인 마르티네스는 포드햄 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011년 신인드래프트 18라운드에서 텍사스의 부름을 받았다. 2012년까지 싱글A에 머물던 그는 지난해 더블A로 승격했고, 마이너 통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50을 올렸다. 하지만 이전까지 가장 높은 레벨에서 뛴 게 더블A 프리스코였다. 트리플A 무대에도 오르지 못했으나 워싱턴 감독은 그에게 기회를 줬다.
워싱턴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가능한한 마운드에서 오래 버티라고 조언했다"며 "좋은 공을 가진 투수다. 고향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건 매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가족과 친구들 모두 경기장에 온다더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출발은 매우 좋았다. 마르티네스는 1회말 최고 구속 92마일 직구와 커트패스트볼을 앞세워 데이비드 데헤수스, 윌 마이어스를 나란히 땅볼로 잡아냈다. 벤 조브리스트에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으나 호수비를 펼친 중견수 레오니스 마틴의 도움을 받아 삼자범퇴로 첫 이닝을 넘겼다.
2회가 위기였다. 1사 후 제임스 로니에 2루타, 데스먼드 제닝스에 안타를 맞아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맷 조이스를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텍사스 3루수 아드리안 벨트레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곧이어 호세 몰리나는 84마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자신의 빅리그 첫 탈삼진이었다.
빅리그 첫 실점은 3회 나왔다. 선두타자 유넬 에스코바에 던진 3구째 91마일 커트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높은 코스로 치기 좋게 들어갔다. 타구는 여지없이 담장을 넘어갔다. 곧이어 데헤수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마이어스를 4-6-3 병살타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고, 곧이어 조브리스트를 77마일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이닝을 마감했다.
4회도 아쉬웠다. 1사 후 로니에 볼넷을 내줬으나 제닝스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방심은 금물. 후속타자 조이스에 던진 82마일 체인지업을 통타당했다. 한가운데 몰린 공은 여지없이 우측 담장을 넘어 투런 홈런이 됐다. 3실점째. 하지만 후속타자 몰리나를 3루수 땅볼로 잡아 급한 불을 끈 마르티네스다. 4회까지 투구수는 57구에 불과해 충분히 더 던질 힘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4-3으로 앞선 상황서 5회를 삼자범퇴로 마감,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마르티네스는 2사 후 로니에 볼넷을 내줬으나 제닝스를 3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감했다. 팀이 4-3으로 앞선 7회부터 제이슨 프레이저에 마운드를 넘긴 마르티네스는 퀄리티스타트로 빅리그 데뷔전을 마쳤다.
하지만 불펜 방화에 발목 잡혔다. 이후 등판한 제이슨 프레이저가 7회말 1사 3루 실점 위기를 넘겼으나 8회 마운드에 오른 닐 코츠는 달랐다. 볼넷과 고의4구로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로니에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아 4-5 역전을 허용했다. 마르티네스의 데뷔승이 날아간 순간. 결국 팀은 9회초 공격에서 득점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첫 등판 퀄리티스타트로 눈도장을 받은 데 만족해야 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닉 마르티네스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 = 미국 세인트피터스버그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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