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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에 나섰다. 오해와 왜곡으로 얼룩져 논란이 증폭됐으며, 이는 모두 언론노조 KBS 본부에서 일방적으로 주장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는 김시곤 보도국장, 오세윤 KBS뉴스제작 3부장, 안양봉 과학재난부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말 한마디로 촉발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이를 잠재우기 위한 KBS 보도국의 긴급 조치였다.
문제의 발언은 세월호 참사와 교통사고의 단순한 수치 비교로 시작됐다. 김시곤 국장이 회식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이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어가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발언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김시곤 국장에 대한 비판 여론은 들불처럼 겉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
김시곤 국장은 "세월호와 교통사고 비교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KBS 근처 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던 중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안전불감증에 대해 얘기했고, 그와 관련된 뉴스 시리즈를 기획해볼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런 가운데, 교통사고 사망자가 한 해 6000명 이상, 한달 약 500명 이상이 죽어가고 있어 이번 세월호 사고로 부각된 안전에 대한 인식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는 발언이었다. 그런데 그런 발언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논란일 키운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BS가 실종자 가족들 이야기를 다 들어줘야 하나?"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그 때문에) 내가 직접 노보 편집국장, 노조 부위원장에게 전화로 항의하고 문자를 보내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노조는 '어디 한 번 당해봐라'라는 식이었다. 또 내가 전혀 하지도 않은 말을 진중권 교수가 트위터로 비판하고 진보 매체에서도 그대로 기사로 옮겼다. 전혀 사실무근인 그런 글을 토대로 몇몇 매체에서는 사설까지 썼다"고 항변했다.
또 문제가 된 '앵커에게 상복을 입지 말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런 지시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세월호 사고로 사망자보다 실종자가 많았던 시기였다. 당시 뉴스특보에서 상복 비슷한 옷을 입고 나왔는데, 몇몇 시청자로부터 항의가 있었다. 상복을 입은 것이 마치 실종자들이 이미 사망한 것으로 결론 내린 것 같다는 지적이었다. 우리 역시 타당한 지적이라 판단해 이를 수용하고 상복을 입지 말라고 지시했다. KBS 뿐 아니라 다른 방송사의 앵커들도 검은 상복을 입고 진행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시곤 국장은 "KBS 노조가 나의 발언을 공격한 이유는 개인이 아닌 보도국장 지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런데 과연 KBS 뉴스에서 노조가 주장하는 문제점이 발견됐는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KBS 뉴스에서 세월호가 과연 가벼운 뉴스로 다뤄졌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이번 사고로 가장 장시간 열심히 일했던 사람은 KBS 언론노조 간부들이 아니라 진도에 간 기자와 수많은 방송 중계 요원들이다. 보도국장 역시 지금까지 이들과 단 하루도 함께하지 않은 적이 없다. KBS가 세월호 참사를 가장 많은 시간 진지하게 보도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시곤 국장은 마지막으로 "저는 헌신의 힘을 기울였으나 보도국의 독립성을 지키지 못한 것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며 "오늘 저의 기자회견이 KBS가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고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여의도 KBS 본관 전경.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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