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선발을 하는 게 최상이다.”
두산은 요즘 잘 나간다. 5연승. 타선의 힘이 특히 돋보였다. 전체적인 사이클이 최상이다. 두자리 수 안타와 득점이 어렵지 않다, 송일수 감독도 5연승 기간엔 편하게 지휘했다. 따로 신경을 쓸 게 없을 정도였다. 집단적으로 부진에 빠졌던 선발진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유희관 니퍼트 노경은 볼스테드의 4선발 체제가 확고하다. 윤명준 정재훈 이용찬의 필승조 역시 자리매김한 상황.
그런데 송 감독 특유의 관리야구가 아직 빛을 발하지 못하는 부분이 5선발이다. 시즌 초반 이재우를 기용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불펜에서 밀려난 홍상삼을 5선발로 기용해봤으나 역시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급기야 좌완 정대현을 선발로 시험 등판시키기도 했다. 정대현은 14일 인천 SK전서 5이닝 2실점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5선발 문제만 해결되면 송 감독 특유의 관리야구가 빈틈 없이 돌아가게 된다.
▲ 5선발 후보 3파전
5선발 후보는 이재우 홍상삼 정대현이다. 정대현이 시즌 첫 승을 따냈으나 송 감독은 아직 5선발 주인공을 결정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세 사람 모두 타자들을 압도하는 기록을 내지는 못했다. 이재우는 3경기서 1홀드 평균자책점 2.25, 홍상삼은 8경기서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8.83. 정대현은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11.05를 기록 중이다.
송 감독이 선발투수에게 바라는 건 공격적인 경기운영이다. 송 감독은 “니퍼트와 볼스테드가 최근 좋은 이유는 1~2구에 스트라이크를 잡았기 때문이다. 투수는 기본적으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5선발 후보들 역시 마찬가지. 자신의 공을 믿고 공격적인 피칭을 해야 한다. 그러나 선발 경험이 적고 실제로 자신의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다고 느낄 경우 공격적인 피칭이 쉽지는 않다.
정대현의 14일 경기 호투는 송 감독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송 감독은 “슬라이더를 스트라이크로 잡는 게 좋았다”라고 했다. 하지만, 다음 선발 등판을 보장 하지는 않았다. 송 감독은 “다음 5선발 등판일정이 확정되진 않았다”라고 했다. 일단 NC와의 주말 홈 3연전서는 2~4선발이 나선다. 이후 4일 휴식기. 두산으로선 당분간 5선발이 필요하진 않다.
▲ 6선발이 최상
현재 홍상삼과 이재우가 1군 엔트리에 없다. 일정상 굳이 5선발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1군에서 쓰지 않는 것이다. 반면 정대현은 1군에 있다. 상황에 따라서 좌완계투로 나설 수도 있기 때문에 만약을 대비한 것. 송 감독은 “기존 선발투수들이 좋지 않을 때 이들을 1군으로 올리거나 2군으로 내리면서 자연스럽게 조절을 하겠다”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기민한 엔트리 운영을 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4일 휴식기가 끼여있을 때 더욱 필요한 부분이다. 송 감독 특유의 섬세한 관리가 돋보이는 대목.
송 감독은 “이재우의 공도 좋다. 2군에서 선발로 기용할 것이다. 홍상삼도 마찬가지다. 홍상삼이 선발로 던질 준비가 돼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라고 했다. 결국 상황에 따라선 명확한 5선발 없이 후보자 3인 체제를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사실 장기적인 관점에선 썩 바람직하진 않다. 하지만, 5선발 외에는 별 다른 걸림돌이 없는 두산으로선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 더구나 송 감독의 선수단 관리는 매우 치밀하다.
송 감독은 의외의 말을 던졌다. “6선발이 최상이다”라고 했다. 5선발 후보 3명 중 2명을 선발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송 감독은 “지금까지는 투수 자원에 여유가 없어서 겨우 4~5선발 체제를 꾸렸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 6인 로테이션도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5선발 후보들 중 2명이 꾸준한 페이스를 보여준다면 둘 다 6선발로 쓰겠다는 것이다.
실질적으로 선발진이 강한 팀도 6선발을 오래 끌고가는 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의 두산처럼 타선의 지원이 적절히 뒷받침되면 못할 것도 없다. 물론 이럴 경우 5~6선발이 정말 꾸준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5~6선발은 불규칙한 등판 일정 속에서도 좋은 투구 감각을 유지해야 한다. 홍상삼과 이재우를 2군에서도 선발로 등판시키려는 것에는 이런 깊은 뜻이 숨어있다.
[정대현(위), 이재우(가운데), 홍상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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