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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이이경이 김기덕 감독과 손을 잡았다. 김기덕 감독의 20번째 영화 '일대일'에 출연한 이이경은 왜 김기덕 감독이 그를 눈여겨 볼 수밖에 없었는지 알 수 있게끔 한다. 신예답지 않은 연기력, 배우로서의 뚝심, 여기에 실력을 뒷받침할 열정까지 겸비했다.
그 덕분인지 지난 2012 이송희일 감독의 영화 '백야'로 데뷔한 이이경은 데뷔 3년차임에도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고, 대중의 기억에 남을 대표작을 남겼으며, 김기덕이라는 거장의 부름을 받았다.
이이경은 "'일대일'은 경험하지 못한 현장이었고 얻어오는 것도 많았다. 김기덕 감독님이 말씀 하셨듯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 있었다. 그런 상황에 맞춰 본능적으로 하는 연기가 대부분이었다. 신인으로서 순발력을 얻어가고 키울 수 있는 현장이었다"며 "감독님의 디렉션 안에는 분명 하나의 요점이 있다. 그걸 놓치지 않아야만 했다. 내가 긴장을 하면서도 현장에서 놀 수 있게 판을 만들어 주셨다. 놀기 좋았던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김기덕 감독님이 궁금했다. 신비주의 느낌도 있지 않나. 그런데 농담도 잘 하시고 배우 뿐 아니라 현장에 있던 사람 한 명 한 명까지 다 챙기셨다. 감독님은 무서울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농담을 하는데도 그 안에 요지가 있다. 농담 안에 확 들어오는 뭔가가 있다. 천재라는 수식어가 괜히 붙는 게 아니구나 싶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김기덕 감독에게만 배우로서의 자신을 맡겨 놓기만 한 건 아니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전체 숲을 보는 사람은 감독, 그 안에 있는 나무 등을 보는 사람은 자신이었다. 때문에 자신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김기덕 감독에게 물어보고 의견을 구하는 일도 주저하지 않았다. 복합적 감정을 느끼게 하는 마동석에게 뺨을 맞는 신도 이이경의 제안에 의해 촬영된 신이었다. 현장에서 주저하지 않고 배우로서의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그에게 김기덕 감독이 "이이경은 연기자로서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직감적으로 정확하게 알고 있는 배우"라는 극찬까지 쏟아냈을 정도다.
하지만 이이경은 자신에 대해 "작품 선택의 운이 좋았다"라고 평했다. 또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잘 생기지 않은 외모"와 "감독님마다 다르게 보는 인상" 덕분에 좋은 기회들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이이경은 "작은 배역은 있지만 작은 배우는 없다고 한다"며 연륜과 경험이 쌓여 배우로서 좀 더 만개할 수 있는 자신의 30대, 40대를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영화 '황해'의 하정우 선배처럼 본능에 휩쓸리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이경은 "이번 영화는 감독님이 조금 더 전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 영화제도 손에서 놓고 자신의 색도 좀 놓으신 면이 있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놓치면 다음 장면이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다. 감독님의 의도나 의미를 확실히 가져가거나 뭔가 또 다른 자극을 받아가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한다. 우리 영화를 한 번 보시고 돌아가시는 길에 감독님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가져가셨으면 한다. 웃을 수 있고 재미있는 블록버스터도 많지만 감독님의 의도를 확실히 알고 그 의미를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한편 김기덕 감독의 '일대일'은 살인 용의자 7인과 그림자 7인의 대결을 그린 영화로 마동석, 김영민, 이이경, 조동인, 테오, 안지혜, 김중기, 조재룡 등이 출연했다. 한 여고생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뒤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아냈으며, 상하관계에 따른 인간 군상의 모순을 통해 이 영화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오는 22일 개봉.
[배우 이이경.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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