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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일단 큰 이상이 없다니 참 다행이다. 경기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졌던 펠릭스 피에가 한숨을 돌렸다. 그렇다고 가볍게 봐서는 절대로 안 된다.
피에는 전날인 29일 대전 NC전에 5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2번째 타석서 2루타를 터트린 뒤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피에는 3회말 1사 후 우익선상 2루타를 친 뒤 보호대를 건네주는 과정에서 강석천 코치의 어깨를 부여잡고 그대로 주저앉더니 잠시 후 아예 2루 베이스 근처에 누워버렸다. 아찔한 상황이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모두가 놀랐다. 관중들도 휴대전화 등을 통해 TV 중계 화면을 돌려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행히도 트레이너 3명이 모두 달려나와 상태를 점검한 뒤 신속하게 응급 처치를 했다. 유니폼 상의 단추와 허리띠를 풀었다. 다행히 피에는 의식을 잃진 않았다.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트레이너들이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는 사인을 보냈고, 피에는 잠시 후 일어나 대주자 고동진과 교체됐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피에가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가슴이 답답하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피에는 곧장 병원으로 이동해 심전도와 심장혈관, 뇌 CT 검사까지 실시했는데 다행히 모두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한숨을 돌린 피에는 곧바로 귀가해 휴식을 취했다.
쓰러졌던 피에가 일어나자 모두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0년 4월,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임수혁이 잠실 LG전 도중 2루에서 쓰러졌고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던 슬픈 일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응급 처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큰 화를 불렀다. 두 번 다시 일어나선 안 될 일이었다.
경기 중에 부상 선수가 발생하는 일은 그야말로 비일비재하다. 상황도 여러 가지다. 어지럼증도 그중 하나인데, 뇌진탕 후유증인 경우가 많았다. 지난 10일 창원 NC전서 수비 도중 그라운드에 머리를 부딪친 롯데 문규현은 최근에도 경기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교체되기도 했다. 당시 신속한 응급 처치로 큰 사고를 막았음에도 후유증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
피에는 올 시즌 43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7리 3홈런 38타점, 출루율 3할 6푼 2리, 득점권타율 3할 2푼 2리로 활약 중이다. 시즌 초반 '블랙홀'로 꼽히던 한화의 5번 타순에서 꾸준히 활약 중이다. 피에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면 타선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오랜 기간 선수들을 괴롭힌 뇌진탕 후유증에 따른 어지럼증은 아니다. 하지만 절대 가볍게 봐선 안 된다. 어지럼증은 중요한 신경학적 질환의 한 증상일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전도, 심장 혈관 정밀검사는 물론 뇌 CT까지 촬영하며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 한화 구단의 발 빠른 조치는 훌륭했다. 이젠 꾸준히 상태를 점검하며 문제없이 경기에 뛸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남았다.
[한화 이글스 펠릭스 피에.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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