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6114명.
2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한국과 뉴질랜드의 평가전이 열렸다. 평일 낮임에도 관중이 꽉 들어찼다. 이날 총 611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일부 빈 좌석이 있었지만, KBL은 준비한 티켓이 매진됐다고 밝혔다. KBL은 이날과 31일 뉴질랜드 홈 평가전을 위해 일찌감치 인터넷 예매를 실시했다. 현장 판매 티켓도 일찌감치 동이 났다.
굳이 따지자면, 이 게임은 남자농구 A매치였다. 대표팀은 지난 25일과 27일 용인 모비스 연습체관과 서울 방이동 LG연습체육관서 대만과 홈 평가전을 치렀다. 그러나 공식경기가 아니라 사실상 연습경기 수준이었다. 현장에 찾아온 팬들을 막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비공개 평가전이었다. 그러나 이번 뉴질랜드와의 2연전 진행은 KBL이 직접 주관했다.
평일 낮에 관중이 가득찬 건 의미가 있다. 그만큼 농구대표팀 A매치에 대한 갈증이 심했다는 의미다. 남자농구가 국내에서 A매치를 치른 건 2006년 월드바스켓볼클래식 이후 무려 8년만이다. 당시 한국은 잠실체육관서 미국, 유럽 팀들과 잇따라 평가전을 치렀다. 그들은 당시 일본에서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면서 한국을 전지훈련 장소로 택했다.
이후 대한농구협회와 KBL은 국내 A매치를 열지 못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결국 의사소통 부재와 무능한 외교력 때문이었다. 이번엔 비교적 발 빠르게 움직였다. 국가대표운영위원회가 일찌감치 대표팀 일정을 잡으면서 평가전 상대를 구했다. 뉴질랜드는 FIBA 랭킹 19위 강팀이다. 스파링파트너로선 분에 넘치는 좋은 상대. 유재학 감독은 “뉴질랜드와는 정기적으로 평가전을 치렀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유 감독 말대로 향후 정기적으로 A매치가 치러질 수 있을까. 사실 장담할 수 없다. 비용 문제가 만만치 않은 데 예산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근본적으로는 FIBA 아시아선수권대회 혹은 월드컵 유치를 통해 한국농구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전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세계선수권은 축구 월드컵처럼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 돈이 많이 든다”라고 했다. 실제 마케팅 비용에서 한국의 이점이 거의 없다고 한다. 아시아선수권 역시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대한농구협회는 거대 스폰서가 없다.
한국이 가장 최근 유치한 국제대회는 2007년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였다. 대한농구협회 관계자는 “당시 아끼고 아껴서 8억원으로 대회를 치렀다”라고 회상했다. 국제대회 유치가 결국 쉽지 않다는 것. 그렇다면 이런 A매치라도 정기적으로 치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자는 물론이고 여자대표팀 역시 A매치가 필요하다. 홈은 물론이고 원정 평가전도 자주 치러야 한다. 그게 대표팀 경쟁력과 대중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6114명이 말해줬다. 농구대표팀 A매치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앞으로도 체계적으로 대표팀 관리가 필요하다. 단발성 이벤트로 그쳐선 안 된다. 당연히 이런 유의미한 평가전은 도움이 된다. 돈이 들어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남는 장사. 농구관계자들이 6114명 의미를 생각해봐야 한다.
[잠실학생체육관 관중석.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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