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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화가 나면 변하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은 영화 '헐크'를 떠올리게 했다. 차이라면 녹색 괴물로 변하느냐 몸에서 칼이 돋아나느냐의 차이 뿐. 판타지 멜로드라마를 표방하는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이언맨'(극본 김규완 연출 김용수 김종연 제작 아이에이치큐 가지컨텐츠)이 야심찬 첫 출발을 알린 가운데, 과연 이 독특한 소재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이언맨' 첫 회는 주인공 주홍빈(이동욱)의 독설로 시작됐다. 유명 게임 회사의 대표인 홍빈은 시도때도 없이 분노를 표출했다. 회의 중이던 부하 직원들을 구타하는가 하면, 함께 다니는 고비서(한정수)를 화풀이 상대로 생각하는 듯 틈나는대로 그를 때렸다. 여기에 후각까지 예민해 '개코'처럼 멀리서 나는 냄새도 맡을 수 있는 능력을 가져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예민한 후각 덕분에 홍빈은 손세동(신세경)과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손세동은 동고동락한 선배가 회사를 몰래 팔아먹고 도망가자, 함께 일하던 동생들을 모두 챙겨 자신의 하숙집에서 지내게 하는 이타적인 캐릭터로 강렬한 첫 등장을 알렸다. 이후 공항에서 우연히 만난 창(정유근)까지 거둬들인 세동은, 이 일로 홍빈과의 지독한 악연이 시작될 것임이 예고됐다. 무엇보다 세동의 따뜻함은 얼음처럼 차갑게 얼어붙은 '아이언맨' 홍빈의 마음을 녹여줄 예정으로 앞으로 그려질 멜로 라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두 남녀 주인공과 함께 홍빈의 아버지 주장원(김갑수)과 집사 윤여사(이미숙), 그리고 홍빈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는 고비서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저마다의 색깔을 드러내며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캐릭터의 향연'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해 소재의 독특함 뿐 아니라 드라마 곳곳에 배치된 색다른 즐거움이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첫 회였던만큼 아직 눈에 띄는 CG 장면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온 몸에 칼이 돋아난 홍빈이 시내 곳곳을 돌아다이며 닥치는대로 베고 다녔음을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했고, 그가 화를 낼 때마다 하늘에 먹구름이 끼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또 첫 사랑을 반대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칼이 솟는 모습이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흡사 '헐크' 속 헐크가 자연스레 오버랩됐다.
물론 헐크는 주인공이 감마선에 노출돼 탄생한 캐릭터라는 점에서 '아이언맨'의 주홍빈 캐릭터와는 차이가 있다. 그러나 분노로 인해 변하고, 변한 뒤 자신이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두 캐릭터는 묘한 공통점을 지닌다. 여기에 괴물로 변한 남자 주인공을 여자 주인공이 사랑으로 감싼다는 점 역시 비슷하다. '아이언맨'을 보는 내내 영화 '헐크'가 떠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헐크' 속 두 남녀 주인공이 변화(?)를 겪기 전 이미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면, '아이언맨' 속 주인공들은 이제 막 첫 만남을 가지며 앞으로 사랑을 만들어갈 예정이라는 점에서 두 작품은 다시 큰 차이를 지닌다. 그렇다면 과연 손세동은 화가 나면 온 몸에서 칼이 돋아나는 주홍빈을 어떻게 사랑하게 될까. 바로 이 점이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본의 아니게(?) '헐크'를 끌어들인 '아이언맨'이 독특한 소재만큼이나 참신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KBS 2TV 새 수목드라마 '아이언맨' 첫 회 주요 장면. 사진 =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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