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0.143.
두산은 8월 마지막주에 4연승을 거뒀다. 기분 좋게 9월을 맞이했다. 하지만, 9월 첫번째 주 행보가 매우 좋지 않았다. 1무 3패. 4위다툼 경쟁자 LG, SK에 연이어 승리를 헌납한 게 치명타였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타선. 9월 4경기서 타율 0.258, 11득점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은 더 심각한 0.143. 마운드 약세를 타선이 전혀 메우지 못하면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두산은 올 시즌 내내 마운드가 좋지 않다. 선발과 불펜을 막론하고 불안하다. 타선이 마운드 부진을 메워줘야 하는 구조. 하지만, 최근 타선마저 가라앉으면서 투타 밸런스가 완전히 망가졌다. 물론 두산의 전체적 타격지표는 준수하다. 팀 타율(0.295) 3위, 팀 득점권 타율(0.297) 4위. 결국 각종 세부지표는 시즌 막판 평균에 수렴한다. 올 시즌 두산 타선이 보여준 역량을 감안하면 충분히 회복할 힘이 있다. 문제는 어떻게 회복하느냐다.
▲ 휴식기 어떻게 보냈을까
두산은 리그서 가장 적은 109경기를 치렀다. 후반기 들어 7경기를 우천취소로 치르지 못했다. 휴식기 전후로 우천취소가 붙으면서 장기간 휴식하는 경우가 있었다. 타선이 좋은 실전감각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후반기 들어 두산 타선의 결정력은 확실히 전반기보다 좋지 않다. 일정상의 요인도 있었다.
그래서 휴식기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두산은 7일 잠실 SK전서 3연패를 당한 뒤 10일까지 사흘간 쉬었다. 타격감이 바닥까지 내려간 상황에서의 휴식. 송일수 감독은 “수비 포메이션을 점검하는 게 주력한다”라고 했다. 결국 타자들은 자율적으로 타격감을 조율했을 가능성이 크다. 송 감독은 타자들의 사이클이 떨어졌을 때 특별타격훈련 등으로 페이스 회복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오히려 선수들을 믿고 기다리는 편이다. 대신 풍부한 선수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대체 선수들을 적시에 기용해 팀 경기력을 유지하는 타입.
그동안 송 감독의 야수운영은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지금은 시즌 막판이다. 1경기, 1경기에 4강 진출 여부가 달렸다. 계속 해왔던 방식도 좋지만, 승부수를 던질 시기도 됐다. 두산은 어떻게든 타격침체를 벗어나야 하는 과제가 있다. 당연히 송 감독으로서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대목이다.
▲ 심리적 문제
송 감독은 6일 잠실 SK전을 앞두고 “멘탈 문제”라고 했다. 이어 “찬스를 한번 놓치면 부담감이 생긴다. 몸에 힘이 들어가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 타자가 부진하면 전염병처럼 퍼진다. 앞 타자가 쳐주면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타석에 임하면 된다”라고 했다. 리그 최정상급 파괴력을 갖고 있는 두산 타자들인만큼 기술적 문제보다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원인을 찾았다.
송 감독은 심지어 이런 문제를 선수들에게 직접 지적하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는 “이야기 해서 될 문제는 아니다. 더욱 위축된다”라고 했다. 이어 “1~2번 타자들은 출루에 집중하고, 중심타선은 기회를 살리는 타격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타자들에게 믿고 맡기겠다는 의미. 타당한 처방이지만, 때로는 벤치의 대응이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사실이다.
두산으로선 매우 중요한 시기에 들어섰다. 11~12일 잠실 한화 2연전, 13~14일 부산 롯데 2연전 모두 매우 중요하다. 1승이라도 더 건져야 한다. 또한, 두산은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엔 15경기를 치른다. KIA와 4경기, SK, NC와 3경기, LG, 한화와 2경기, 삼성과 1경기. 특히 4위다툼의 직접적 경쟁자 LG, SK와의 맞대결 4경기에 올 시즌 농사결과가 결정된다. 당연히 타선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두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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