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강산 기자] 참 다행이다. 52년 만의 노메달은 면했다.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이하 한국)은 3일 인천 송림체육관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서 중국에 세트스코어 3-1(20-25 25-20 25-13 25-22) 역전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동메달을 목에 걸고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4년 전 광저우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동메달. 천만다행 1962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대회 이후 52년 만의 노메달은 면했다.
배구에서 가장 기본적인 게 서브와 리시브다. 전날(2일) 일본과의 준결승도 서브와 리시브에서 완패했다. 일본 고시카와와 이시카와, 데키타가 강서브를 꽂아넣는 동안 한국의 서브득점은 단 하나뿐이었다. 시속 110km가 넘는 고시카와와 이시카와의 강서브에 속수무책 당했다. 박상하의 목적타와 전광인, 박철우의 강서브로 맞섰지만 일본의 리시브 라인은 무척 견고했다. 한국은 고비마다 서브범실로 자멸했다. 이길 수가 없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타도 이란'을 외쳤다. 지난 8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AVC컵서도 이란에 대비했다. 세계선수권 6위에 올랐던 이란은 명실상부 아시아 최강. 이란을 넘지 못하면 금메달은 불가능이었으니 당연한 수순이었다. 실제로 전날(2일) 중국을 세트스코어 3-0으로 완파한 이란의 경기력은 세계 정상급 팀과 견줘도 손색없었다. "이란은 탈 아시아급"이라던 박기원 대표팀 감독의 말은 엄살이 아니었다.
그런데 너무 이란만 바라본 탓일까. 이란과는 E조 8강 플레이오프에서 한 차례 맞대결(세트스코어 1-3 패) 벌인게 전부였다. 당시 경기를 통해 이란과의 결승전 대비책을 마련하려 했다. 4강도 이란-중국, 한국-일본의 대결로 좁혀졌다. 일본을 이겨 놓고 이란전 해법을 찾아야 했는데, 오히려 일본의 강서브에 고전하면서 결승 무대는 밟아보지도 못했다.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결승행 좌절이었다.
중국전서도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안치의 강서브에 흔들렸다. 일본전 패배의 충격을 떨쳐내지 못한 듯했다. 첫 세트를 내주며 52년 만의 노메달에 그칠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러나 그냥 무너지지 않았다. 선수들은 더 많이, 더 빨리 뛰었다. 두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움직였다. 박 감독은 박수를 치며 선수들을 독려했고, 선수들은 메달 없이 물러날 수 없다는 각오로 뛰었다. 2세트를 25-20으로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3세트서는 압도적 경기력으로 중국의 혼을 빼놓았다.
4세트서는 고비마다 한선수와 최민호의 블로킹이 터졌다. 본선서 디그 2.19개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했던 팀 답게 수비까지 살아났다. 팬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22-19로 달아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한 한국은 동점, 역전 허용 없이 나머지 3점을 채우고 경기를 마쳤다. 금메달 실패는 아쉬웠지만 마무리는 매우 깔끔했다. 52년 만의 노메달 수모를 면한 것도 다행이었다. 중국은 4년 전 광저우 대회 5위의 아픔을 씻어내고자 했지만 한국의 벽에 막혔다.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