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2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김 감독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리는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날 경기 종료와 동시에 김 감독과 롯데의 인연도 끝난다. 자진사퇴를 발표한 시점까지 김 감독이 롯데에서 올린 성적은 255경기 123승 127패 1무. 승률 4할 9푼 2리. 지난해(5위)에 이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짊어진 것이다.
예견된 일이었다. 시즌 중반부터 김 감독의 사퇴설이 나돌았다. 성적 부진에 대한 비난이 거셌다. 김 감독의 핵심 측근이던 권영호 전 수석코치는 지난해 말 팀을 떠났고, 정민태 투수코치도 3군 코치로 강등됐다. 그러면서 사실상 김 감독의 손발이 묶였다.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결국 최종전을 앞두고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롯데는 김 감독 부임과 함께 마운드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2012년부터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운 팀으로 변모해가던 상황에서 김 감독의 부임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였다. 지난해 김주찬(KIA), 홍성흔(두산)의 FA 이적에도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강팀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해 66승 58패 4무(승률 0.532)로 5할 이상 승률을 올렸지만 5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08년부터 5년간 계속된 가을야구는 없었다. 팀 평균자책점은 3.93으로 리그 전체 2위를 기록했지만 타율(0.261), 홈런(61개), 득점권 타율(0.258)모두 리그에서 3번째로 나쁜 7위였다. 투타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았다. 쉐인 유먼-크리스 옥스프링-송승준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은 경쟁력이 있었으나 마땅한 4~5선발을 찾지 못해 시즌 내내 실험만 반복했다.
올해는 달라질 듯했다. 경찰청 복무를 마친 장원준이 합류했다. 유먼, 옥스프링과의 재계약에 성공했다. 유먼-옥스프링-장원준-송승준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은 모두 10승 후보였다. 5선발 퍼즐만 맞추면 됐다. FA 자격을 얻은 좌완 계투 강영식도 눌러 앉혔다.
타선으로 눈을 돌려보자. 포수 강민호는 4년 75억원에 팀에 남았고, 4년 35억원을 주고 최준석을 영입해 중심타선을 보강했다.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까지 잡았다. 전력 약화 요인이 없었다. 그런데 성적은 57승 69패 2무로 더 떨어졌다. 팀 평균자책점은 5.20까지 치솟았다. 극심한 타고투저 시즌임을 감안해도 기대치를 훨씬 밑돌았다.
시즌 중반부터 김 감독의 말수는 부쩍 줄었다. 표정도 어두웠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했지만 반전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게다가 팬심도 잡지 못했다. '이기는 야구'에 익숙해져 가던 팬들은 졸전이 반복되자 야구장을 찾지 않았다. 지난 4차례 홈경기 평균 관중 수는 4,375명이었다. 11~12일 한화전은 주말 경기였음에도 평균이 아닌 총 관중수가 10,111명에 불과했다.
김 감독은 17일 경기를 앞두고 "현장 책임자로서 팬들을 만족시키면서 성적도 내야 하는데 내가 못했기 때문에 책임을 느낀다"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 김 감독과 롯데가 함께한 2년, 결말은 '새드 엔딩'이었다.
[김시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