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이란 원정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는 ‘주장’ 구자철(25·마인츠)이었다. 전반 30분 터무니 없는 패스가 이날의 구자철을 그대로 보여줬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8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서 0-1로 패했다. 후반 37분 상대 프리킥 찬스서 실점했다. 김진현 골키퍼가 이란 공격수와 충돌 했지만 주심은 그대로 골을 선언했다. 석연찮은 판정이 경기를 망쳤다.
요르단전서 후반 교체 투입돼 몸을 푼 구자철은 이란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3’의 가운데에 선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구자철에겐 최적의 위치다. 과거 제주 유나이티드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구자철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득점왕(5골)에 올랐다. 1년 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같은 자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때’의 구자철은 찾아보기 힘들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기점으로 뚜렷한 하향세다. 이란전서 반전을 노렸지만 변화된 모습은 없었다. 전술적인 움직임을 떠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컨디션의 문제가 더 커 보인다.
전반 30분 장면은, 현재의 구자철을 보여준 사례가 됐다. 전반 초반에 움츠리고 있던 이란이 전진했고 공격을 막아낸 한국은 이청용의 절묘한 롱패스로 역습 찬스를 잡았다. 이근호가 이란 수비와의 몸싸움을 이겨낸 뒤 볼을 구자철에게 연결했다. 그 순간 이란 최종 수비는 구자철에게 달려들면서 동일선상에 있던 손흥민이 자유롭게 됐다. 정확한 패스 하나면 완벽한 일대일 찬스가 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구자철의 패스는 손흥민이 뛰는 공간이 아닌 자신의 앞으로 향했다.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순간 손흥민의 위치를 파악한 점으로 볼 때 아웃프런트로 수비 뒷 공간으로 찔러주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중동 원정에서 구자철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는 등 신뢰를 보였다. 부임 초기부터 직접 독일까지 찾아가 구자철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등 구자철에 대한 슈틸리케 감독의 관심은 지대했다. 하지만 이란전에서 보여준 구자철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솔직히 지금 몸 상태라면 내년 1월 아시안컵 출전도 장담할 수 없다.
[사진 = 마이데일리DB(上)/ MBC 중계화면 캡처(下)]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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