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부제 의궤 살인사건, 극본 윤선주 연출 김형식)이 끝나는 순간까지 이선(이제훈)을 믿고 따라준 이는 채제공(최원영) 단 한 사람이었다.
채제공은 아버지 영조(한석규)의 마음, 아들 국본의 마음까지 헤아려 주는 단 한 사람이었다. 국본의 뜻을 꺾고 살리고자 한 아버지의 마음과 백성을 위한 귀한 뜻을 저버릴 수 없는 아들 이선의 마음까지 말이다. 때문에 국본을 버리라 명한 영조의 명을 받들지 못했고, 궁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순간까지 그의 충심은 한 순간도 바래지지 않았다.
20년간 보필한 주군의 곁을 떠나서도 그의 뜻을 도왔고, 그가 위험에 처할 때면 방패막이가 돼주기도 한 그는 처음 이선의 브레인이라 설명됐던 것보다 큰 충신이었고, 최원영은 이를 인간적이면서도 냉철하게 그려냈다. 판단을 흐리지 않되 인정 역시 드러낸 것. 그가 보인 채제공의 충심은 마치 가족의 마음과 같았고, 그 따뜻한 마음은 시청자들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다.
결국 이선이 그리고 이선을 믿었던 백성들 마저 그를 떠나고, 아버지 영조 역시 그를 등지게 됐을 때 채제공은 주군을 버릴 수 없다며 그의 사람으로 남아 이선이 떠나는 길목까지 함께 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아들 이산의 곁에 서 그의 눈물을 함께 삼켜주며 의연한 왕재다움에 대해 일렀다.
그런 충신이 곁에 있어 이선의 마지막 가는 모습은 초라하지 않았고 되려 평생을 자신을 위해 살아온 충신 덕분에 더 든든한 마지막 길이 될 수 있었다.
최원영이었기에 더 듬직했고, 그가 있어 극의 무게 중심은 더욱 단단했다. 연기 내공이란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주듯 흐르지 않고 젖은 눈으로 이선을 바라보던 그의 표정은 더할 나위 없이 서글펐지만 그 마음이 전해지기에 더욱 의지가 됐다. 그런 그가 있어 다행이었고 이선이 떠나는 그 순간까지 마음까지 바친 충신의 몫을 다 한 듯했다.
한편 '비밀의 문'은 9일 방송된 24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비밀의 문' 최원영.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