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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을 탄생시킨 사람은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이지만 그에게 향기를 달아준 사람은 김원석 PD다.
김원석 PD는 '미생'을 드라마화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윤태호 작가와의 만남을 가졌다. 윤태호 작가는 "김원석 PD의 곁을 지켜본 바, 이 사람이라면 모든 것을 맡겨도 좋겠다는 믿음이 생겼다"라고 누차 밝힌 바 있다. 원작자임에도 '미생' 대본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마음대로 하시오"라는 신뢰도 200% 대답을 내놨다는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져있다.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한 웹툰으로 사랑받았던 '미생'은 수많은 네티즌들이 격하게 공감하는 작품이었다. 그 와중에 김원석 PD는 이를 드라마로 구현해내기 위해 100번도 넘게 원작을 봤다. 윤태호 작가는 "김원석 PD는 나보다 내 작품에 탐독하고 분석했더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김원석 PD는 현재 CJ E&M 소속인 신원호·나영석 PD와 KBS 입사동기였지만 또 다시 CJ E&M에서 만났다. 그는 앞서 CJ E&M에 입사해 뮤직드라마 '몬스타'를 선보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고 절치부심해 '미생'을 연출했다.
김 PD는 '몬스타'를 통해 호흡을 맞췄던 정윤정 작가와 재회해 '미생'을 구현했다. 정윤정 작가는 웹툰이 있음에도 더욱 생생한 표현을 위해 대기업에 실제로 입사했으며 김원석 PD는 그런 정윤정 작가의 노력을 허투루 하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 '미생' 기자간담회에서 배우들은 김원석 PD를 가리켜 "초미세 감독"이라 할 정도로 디테일에 큰 신경을 썼다. 시청자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는 카메라 앵글 귀퉁이에 나오는 소품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게 실제 회사 사무실의 모습을 제대로 설정했다.
또 김 PD는 각 캐릭터들에 정확히 들어맞는 배우들을 쏙쏙 찾아냈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데, 이는 결코 단순히 얻어걸린 것이 아니었다. 주·조연 할 것 없이 한 캐릭터에 맞는 캐스팅을 하기 위해 수많은 작품 중 특히 독립영화나 연극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이에 김대명, 변요한, 태인호, 류태호, 김종수, 손종학, 정희태, 신재훈, 최귀화, 전석호, 오민석, 황석정, 유재명 등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배우들을 끌어들였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구안은 정확히 들어맞았고, 탄탄한 연기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또 배우들의 신선한 마스크는 실제로 원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가 있는 거서럼 입체감을 불러 일으켰다. 누구 하나 연기력 논란이 없는 드라마였으며 조연부터 조연, 심지어 단역까지 모두가 주목받는 드라마가 된 데에는 김원석 PD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원작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면 이 작품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앞서 당당히 말했던 김원석 PD는 원작이 있는 드라마들의 한계와 편견을 과감히 깨부쉈다. 원작 팬들마저도 찬사를 보낸 '미생'은 그동안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지극히 쓸쓸한 현실 속 이야기를 숨소리까지 리얼하게 만든 김원석 PD의 대단한 노력의 산물이었다.
윤태호 작가가 2015년 봄 '미생'의 시즌2를 집필하겠다고 밝힌 바, tvN에서 '미생2'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당연히 김원석 PD가 연출해야만 한다. 이제 모두가 믿고 보는 연출자가 됐다.
[김원석 PD(위), '미생' 방송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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