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다음날 그러더라고요. 헤인즈가 경기 끝나고 자유투 연습 엄청 했다고.”
SK 애런 헤인즈는 조니 맥도웰에 이어 역대 KBL 외국인선수 통산 득점랭킹 2위에 올랐다. 과거 몇 차례 불손한 행동들이 도마에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실력만 놓고 보면 톱 클래스다. 한국농구가 올 여름 잠시나마 그를 귀화시키려고 했던 건 이유가 있었다. KBL서 무려 7시즌째를 소화하고 있다. 과거 세컨드 옵션으로 KBL에 입성했지만, 지금은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
그런 헤인즈는 지난 17일 모비스전이 무척 아쉬웠다. 86-89로 뒤진 경기종료 직전 공격리바운드를 잡은 뒤 골밑 슛을 성공했다. 동시에 모비스 전준범이 헤인즈의 팔을 치면서 바스켓카운트가 주어졌다. 모비스 입장에선 절대 해선 안 될 본헤드플레이. 유재학 감독은 “초등학생도 하지 않는 플레이”라며 대노했다.
하지만, 헤인즈와 SK로선 절호의 기회였다. 추가 자유투를 집어 넣을 경우 연장전으로 가는 것이었다. 더구나 모비스 주전들 중 일부가 5반칙 퇴장한 상황. 연장전서는 확실히 SK에 유리한 흐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정작 헤인즈가 자유투를 놓치고 말았다. SK는 연장전으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며 패배했다. 그날 15점을 넣은 헤인즈는 자유투 3개 중 1개만 성공했다.
20일 전자랜드전 직전까지 올 시즌 헤인즈의 자유투성공률은 76.4%. 144개를 시도해 110개를 넣었다. 전체 7위였고 외국인선수 중에선 앤서니 리처드슨(79.5%), 리오 라이온스(78.6%) 다음으로 가장 좋았다.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헤인즈의 자유투 능력은 매우 좋은 수준. 그런 헤인즈로선 결정적인 자유투를 실패한 게 엄청난 충격이었던 모양이다.
문 감독에 따르면, 헤인즈는 그날 경기 직후 문 감독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물론 문 감독도 “곧바로 괜찮다고 말해줬다. 사실 그 전에 턴오버가 나오면서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게 더 아쉬웠다”라고 했다. 그런데 정작 문 감독은 모비스전 다음날 구단 관계자에게 놀라운 소식 하나를 들었다고 한다.
문경은 감독은 “나도 몰랐는데, 다음 날 들었다. 그날 경기 후 양지 숙소에서 헤인즈가 한참동안 자유투 연습을 했다고 한다”라고 놀라워했다. 보통 야간경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면 대부분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거나 일찍 잔다. 하지만, 헤인즈는 마음에 들 때까지 자유투 연습을 했다고 한다. 문 감독은 “헤인즈가 지금 위치까지 올라간 건 이유가 있다. 저렇게 노력을 하니까 되는 것이다”라고 칭찬했다.
헤인즈는 이날 역시 전자랜드의 집중 타깃이 됐다. 그러나 41점을 퍼부으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곁들인 트리플더블급 활약. 자유투 성공률도 좋았다. 18개를 얻어 15개를 성공했다. 단 3개만 놓쳤다. 완벽에 가까웠다. SK는 이날 전자랜드와 시소게임을 펼쳤다. 당연히 자유투 중요성이 매우 높았다. 헤인즈로선 모비스전 자유투 악몽이 자극제가 됐다.
물론 꼭 헤인즈가 모비스전 직후 숙소에서 자유투 연습을 많이 해서 이날 자유투를 많이 넣은 것이라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조그마한 부분이라도 완벽을 추구하는 프로페셔널 정신은 의미가 있다. 자기관리에 게으른 일부 KBL, WKBL 선수들이 곱씹어봐야 할 부분이다.
[헤인즈. 사진 = 잠실학생체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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