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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김우빈이 딱 맞는 옷을 제대로 입었다. 교복을 벗어던진 채 상남자의 매력을 폴폴 풍긴다. 스타일리시한 본래 그의 모습도 녹아 있다. 쭉쭉 뻗은 팔 다리로 선보이는 액션은 시원함을 안기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능청스러운 모습은 사람 그리고 배우 김우빈에 대한 매력을 배가 시킨다.
영화 '기술자들'의 김우빈의 모습이 이렇다. 금고털이 기술자 지혁 역으로 분한 그는 케이퍼 무비의 여느 주인공들처럼 매력적인 모습으로 스크린에 등장, 한순간 관객들의 마음을 앗아간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두 번째 스크린 도전, 처음으로 엔딩 크레딧에 자신의 이름이 가장 먼저 올라가게 된 김우빈인 만큼 흥행 부담이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
김우빈은 "흥행에 대해 생각을 안 하려 계속 생각 중이다. 흥행 공약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다. 공약에 대해서 선뜻 이야기를 못하겠고, 공약을 하고 싶지도 않더라. 내가 의미를 더 두는 부분은 좋은 분들을 만나 좋은 작업을 하고, 좋은 시기에 개봉을 하고, 개인적으로는 대선배님들을 영화로 만났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홍보하고 싶다. 잘 되면 좋지만 경쟁, 계산 같은 걸 하고 싶지는 않다. 감사함을 가지고 열심히 우리 영화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한 분이라도 더 인사를 드리고 하면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덧붙이며 진중한 속마음을 내비쳤다.
김우빈이 이번 영화에서 맡은 역은 금고털이 기술자 지혁이다. 메가폰을 잡은 김홍선 감독이 김우빈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각색한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김홍선 감독이 탄생시킨 지혁은 김우빈처럼 진지할 때는 진지하지만 장난스러울 때는 장난스러운 매력으로 똘똘 뭉친 인물이다.
김우빈은 "지혁에 나를 투영하려 했다. 그 인물에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다가가려 했다. 지혁을 만들어 가는데 있어 내가 평소에 많이 가지고 있는 부분들을 넣으려고 했는데, 그런 면에서 좀 편했다. 아예 새로운 걸 만들어내기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편했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대사도 의미가 같다면 평소에 내가 더 자주 쓰는 말로 바꿔주시고 하셔서 훨씬 더 가벼운 마음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선배님들께서 곁에서 많이 지켜주시고 받쳐주셔서 편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굉장히 감사했다"며 자신과 함께 작업한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지혁과 자신의 성향이 닮았다고 평했다. 좋아하거나 친한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애교도 부리고 능청스러워지지만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나 첫 만남에서는 예의를 지키는 부분들이 비슷하다고. 이런 김우빈은 지혁과의 싱크로율이 20% 정도라고 밝혔다. 금고털이인 만큼 주된 행동들이 실제 자신과는 다르기 때문. 또 자신은 계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마음이 가는 스타일로,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고 친구들과 선배님들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말을 많이 하지만 여성 분들에게는 조심한다"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김우빈은 "지혁은 워낙 영화적 캐릭터다. 구인(고창석)과 있을 때 좀 더 편해보이게 신경 썼다"며 "촬영 현장에서 고창석 형님 뿐 아니라 김영철 선배님도 편했다. 김영철 선배님이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연기를 하신 분이라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굉장히 편하고 내 안에 있는 걸 많이 끌어내게 해주셔서 굉장히 감사했다"고 말했다.
또 "김영철 선배님은 아직도 연기를 하실 때 고민을 많이 하시고 열정이 가득하시고 누구보다 현장에서 즐겁게 촬영하시는 분이다. 많은 걸 배웠다. 선생님과 같이하는 장면이 꽤 많았다. 나는 스태프보다도 더 가까이서 보지 않나. 선배님이 내 눈을 보고 연기하는데 그 안에 굉장히 많은 것이 담겨 있었다. 그 눈빛 하나도 모든 걸 이야기 하는 듯했다. 많이 느끼고 배웠다"고 전했다.
이런 김우빈이 꼽은 '기술자들' 속 가장 어려운 장면은 영화 말미 등장하는 대규모 카체이싱 신이다. 수많은 등장인물에 기계들을 이용해야 하는데다 동선 또한 크고 많으며 폭발신 등의 변수도 적지 않았던 것. 또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샤워신이라며 농담을 건넸다.
김우빈은 "나는 내 작품을 편히 못 본다. 자꾸 아쉬운 부분이 생각난다. 그나마 고른다면 생각보다 샤워신이 잘 나왔다. 아무것도 필요 없이 샤워만 잘 하면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시간으로 따지면 (영화에서 보여진 것보다) 오래 찍었다. 컷도 더 많았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잘 나왔다. 초반에는 많이 노력했는데 마지막에는 줄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나리오를 볼 시간에 운동을 하고 있더라. 그래서 중간에 포기했다. 잠깐인 장면이니까 거기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고민을 더 하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여 외양보다 본질에 더 집중하려 한 배우 김우빈의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했다.
'김우빈 선물세트'같이 김우빈의 매력이 넘쳐흐르는 영화 '기술자들'이지만 또 다시 남자 배우들과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라는 점에서 그의 멜로 연기를 기대했던 팬들의 아쉬움도 있을 것.
멜로를 하고 싶지 않냐는 말에 김우빈은 "남자라면 멜로를 해봐야지"라며 장난기를 발산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멜로도 하고 싶다. 왜 남자들과만 연기하냐는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멜로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했던 것이다. 이제 앞으로 보여드릴 예정이다. 선택의 폭이 예정보다 많이 넓어져 신중히 선택 중"이라고 전해 앞으로 선보일 김우빈의 멜로 연기를 기대하게끔 했다.
한편 '기술자들'은 인천 세관에 숨겨진 1500억을 40분 안에 털어야만 하는 기술자들의 역대급 비즈니스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12년 '공모자들'로 제33회 청룡영화상 신인 감독상을 수상한 김홍선 감독의 차기작이자 개봉 전부터 아시아필름마켓에서 4개국 선판매를 하며 화제를 모은 기대작으로 김우빈, 김영철, 고창석, 이현우 , 조윤희, 임주환 등이 출연했다. 오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개봉.
[배우 김우빈. 사진 = 싸이더스HQ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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