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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이현우는 소년일까 남자일까. 평소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영락없는 소년 같다가도 웃음기를 싹 지워낼 때면 남자 같기도 하다. 무표정한 모습이 거칠어 보이지만 웃을 때면 다시 강아지상으로 돌아온다.
이런 이현우의 소년과 남자 사이, 그 미묘한 매력이 잘 포착된 영화가 개봉했다. 바로 영화 '기술자들'(감독 김홍선 제작 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이다. 이현우는 이번 영화에서 천재 해커 종배 역을 맡아 그동안 선보여 온 반듯한 이미지를 지워냈다.
이현우는 "종배는 다른 캐릭터에 비해 크게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 친구다. 부가적인 외적인 요소들을 많이 찾았다. 패션, 제스처, 말투라든가 디테일한 작업에 많이 신경을 썼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종배는 몸보다 머리를 쓰는 인물. 케이퍼 무비인 '기술자들'들에서 팀의 브레인을 맡은 탓에 다른 캐릭터들이 뛰고 뒹굴 때도 차 안에 앉아있거나 걸어 다니기 일쑤. 게다가 돈을 훔치는 게 이들의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연기력을 폭발시킬 만한 장면도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현우는 비교적 눈에 잘 띄지 않을 수도 있는 종배 캐릭터를 택했다.
이현우는 "종배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연기적인 면에서도 이번에는 조금 더 시크하거나 시니컬한 부분을 많이 보여드리면 그 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들도 보여줄 수 있을 테니 그 만한 매력도 존재하겠구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배가 내 나이또래와 비슷한데, 패션이나 외양적인 부분을 내가 하고 싶던가 즐겨하는 스타일을 담았다. 그런 부분이 이현우라는 배우를 알고 모르는 부분을 떠나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장난스럽기도하고 시니컬스럽기도 하고, 어떨 때는 건방져 보이다가도 한 순간 그 나이대의 어린 모습들도 엿볼 수 있는 종배는 이현우를 통해 매력적으로 재탄생됐다. 그는 촬영 때마다 손가락에 타투를 일일이 그려넣거나 캐주얼한 의상을 활용하는 등 종배 캐릭터를 스타일리시하게 완성해냈다.
이현우는 "나 나름대로는 재미있었다. 극 중 담배도 피는 등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경험도 했다. 클럽신도 처음이었다. 반전의 키워드도 돼보고 재미있었다. 촬영할 때 재미있고 편했던 것 같다. 나를 담으려고 하다 보니까 다른 캐릭터에 비해 편했다"고 회상했다.
귀여운 얼굴 안에 숨겨진 나쁜 남자, 상남자 매력을 폭발시킨 이현우지만 이를 염두에 두고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그의 말에 따르면 이현우는 '상남자'였다.
이현우는 "나 나름대로 주장하는 거지만 상남자라고 이야기하고 다닌다"며 특유의 강아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어 "'기술자들'도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그런 부분(이미지 변신)을 그렇게 크게 염두에 두고 선택한 건 아니었다. 지금도 똑같다. 지금 가지고 있는 모습에서 잘 할 수 있는 것을 택하고 싶다. 작품, 캐릭터를 봤을 때 '내가 보여주고 싶다'는 게 눈에 보이면 어떤 것이라도 할 생각이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앞으로 이현우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들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제 막 남자의 향기를 풍기기 시작한 배우 이현우이기에 지금부터 보여줄 색다른 모습이 무궁무진할 터.
이현우는 "언제든지 준비돼 있다. 오히려 더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 그동안의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저런 걸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시는데 나 스스로 많이 오픈 돼 있고 하고 싶은 욕심도, 하고 싶은 생각도 많다. 그래서 많이 찾아보고 있다"고 말해 앞으로 만나보게 될 배우 이현우의 모습을 기대케 했다.
한편 이현우가 출연한 영화 '기술자들'은 인천 세관에 숨겨진 1500억을 40분 안에 털어야만 하는 기술자들의 역대급 비즈니스를 그린 영화로 이현우 외 김우빈, 고창석, 김영철, 임주환, 조윤희 등이 호흡을 맞췄다.
개봉 전 아시아필름마켓에서 4개국 선판매를 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을 뿐 아니라 2012년 '공모자들'로 제33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김홍선 감독의 차기작으로, 개봉 이틀 만에 약 70만명의 관객을 끌어 모으며 흥행 질주 중이다.
[배우 이현우.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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