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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활약했던 우완투수 이대은의 새 둥지 지바 롯데 마린스는 기회의 땅이다. 리그 정상급 전력은 아니지만 언제든 상위권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다. 이대은 본인에게도 좋은 기회라는 평가다.
이대은은 전날(25일, 이하 한국시각) 지바 롯데와 1년 5400만엔(한화 약 5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 아이오와에서 뛰던 이대은이 일본 무대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일본 야구 관계자들은 "이대은은 지바 롯데 선발로테이션 한 축을 담당할 힘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 현지 언론은 '이대은은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앞세워 마이너리그 통산 40승을 올린 우완 정통파 투수다. 롯데는 이대은이 FA로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계약한 나루세 요시히사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빠른 공뿐만 아니라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풍부하다'고 전했다.
지바 롯데는 김태균(한화)과 이승엽(삼성)이 뛰었던 팀으로도 유명하다. 둘 다 지바 롯데 시절 우승을 경험한 바 있다. 현지 팬들은 여전히 둘에 대한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한국프로야구 경험이 있는 이토 쓰토무 감독과 오치아이 코치의 존재도 이대은의 일본 정착에 큰 힘이 될 전망. 홈구장인 QVC 마린필드에도 많은 팬들이 몰려든다. 쉴새없이 제자리 뛰기 응원을 펼치는 팬들의 활기가 넘친다.
자세한 윤곽은 스프링캠프가 끝나야 나오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이대은이 지바 롯데 선발로테이션 한 축을 담당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150km 빠른 공과 다양한 변화구 구사가 가능하다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이대은도 "팀 우승에 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그렇다면 지바 롯데의 전력은 어느 정도인지 한 번 살펴보자.
선발 : 무한경쟁체제
지바 롯데 선발진에는 경쟁력을 갖춘 투수가 많지만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 나루세의 이적으로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다. 지난 시즌에는 나루세와 이시카와 아유무, 와쿠이 히데아키, 후지오카 다카히로, 가라카와 유키, 후루야 다쿠야, 우에노 히로키, 오미네 유타 등이 선발로 나섰다. 이들 중 풀타임을 소화한 투수는 사실상 신인왕을 차지한 이시카와가 유일하다. 팀 내 유일한 10승 투수도 이시카와였다.
일본을 호령하던 에이스 출신 와쿠이는 FA 이적 첫해 부침을 겪으며 2군에 내려가기도 했고, 후지오카와 가라카와, 후루야는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우에노와 오미네는 확실한 1군 자원도 아니었다. 기대했던 자원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진했다. 이대은은 일단 이시카와와 후지오카, 가라카와, 후루야와 함께 선발로테이션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스프링캠프에서 제 기량만 보여준다면 선발 진입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10승 투수가 즐비한 팀에 가는 것보단 자리 잡기에 좋은 조건이다. 대만 국가대표 출신 천관위가 합류했지만 당장 선발 한 자리를 꿰차긴 어렵다는 게 현지 평가다.
불펜 : 오타니, 니시노만 믿는다
불펜이 문제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 4.14(퍼시픽리그 최하위)의 원흉이다. 팀 평균자책점 4점대는 야쿠르트(4.62)와 롯데뿐이었다. 그나마 오타니 도모히사(49경기 2승 2패 23홀드 평균자책점 1.94)와 마무리 니시노 유지(57경기 1승 1패 3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1.86)이 버텼기에 망정이지 이들마저 없었다면 불펜은 그야말로 만신창이나 다름없었다. 올해 66승 2무 76패, 퍼시픽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가장 큰 책임을 떠안았다.
특히 지난해 구원왕 마스다 나오야는 52경기 7승 3패 1세이브 23홀드를 올렸으나 평균자책점이 4.94에 달했고, 카를로스 로사(45경기 1승 4패 15홀드 평균자책점 3.02)도 시즌 중반 이후 2군에 머물렀다. 좌완 셋업맨 마쓰나가 다카히로(46경기 4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27)가 분전했지만 기대했던 나카우시로 유헤이는 1군 5경기 등판이 전부였다. 오타니를 제외하면 믿고 내보낼 승리조가 없었다는 게 핸디캡이었다.
타격 : 소총부대
소총부대라는 말이 딱 맞다. 지난해 팀 홈런 96개로 퍼시픽리그 4위, 리그 전체 8위였다. 팀 내 홈런 1위는 루이스 크루즈(16개)였고, 두자릿수 홈런은 알프레도 데스파이녜(12개), 이마에 도시아키, 이구치 다다히토(이상 10개)까지 4명뿐이었다.
후반기부터 합류한 쿠바 출신 데스파이녜가 45경기에서 12홈런(타율 0.311)을 터트리며 내년 시즌 전망을 밝힌 게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장타 없이 대량득점을 기대하긴 쉽지 않다. 지난해 지바 롯데의 팀 득점은 556점으로 퍼시픽리그 6개팀 중 5위였다.
희망요소는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을 갖춘 타자들이 꽤 있다는 점. 어깨 부상을 털고 돌아오는 오기노 다카시와 이마에, 스즈키 다이치, 가쿠나카 가츠야에게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2011년 타격왕(0.312)을 차지한 가쿠나카와 1989년생 어린 나이에 2년 연속 주장을 맡은 스즈키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마에는 WBC 일본대표로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하다. 올해 신인 이노우에 세이야도 홈런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토 감독이 올해 개막전 4번타자로 낙점했던 타자다.
현 시점에서 지바 롯데의 베스트 9은 다무라 다츠야(포수)-데스파이녜(지명타자)-이구치(1루수)-크루즈(2루수)-스즈키(유격수)-이마에(3루수)-오기노(좌익수)-오카다 요시후미(중견수)-가쿠나카(우익수)가 가장 이상적이다. 중견수는 선수회 회장인 오카다를 비롯해 가토 쇼헤이, 이시미네 쇼타 등이 경쟁할 전망. 셋 다 빠른 발과 안정된 수비를 갖췄다. 백전노장 오무라 사부로와 후쿠우라 가즈야도 대기하고 있다.
열정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지바 롯데 팬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될 전망. 이대은의 잘 생긴 외모도 팬들에게 어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바 롯데 관계자는 "잠재력은 물론 한류스타 뺨치는 달콤한 마스크의 소유자다. 상당한 미남으로 여성팬들에게 확실히 인기가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대은이 일본 무대 첫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 궁금하다.
[지바 롯데 홈구장인 QVC마린필드(첫 번째 사진), QVC마린필드서 응원을 펼치는 팬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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