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고치 강산 기자] "감독님 계시고 안 계시고 차이가 이렇게 크네요."
한화 이글스 우완 사이드암 임경완은 지난 15일부터 일본 고치에서 진행중인 1차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975년생인 임경완은 포수 조인성과 함께 한국 나이 41세로 팀 내 최고참. 1995년생인 신인 투수 김민우와는 정확히 20살 차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에게는 후배들과 똑같은 선수일뿐. 이를 잘 알고 있는 임경완은 후배 선수들과 똑같이 땀흘리며 솔선수범하고 있다.
불펜피칭 때는 김 감독과 코치진의 조언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사이드 펑고 등 매일 반복되는 훈련에도 진지하게 임한다. 후배 투수들은 "(임)경완이 형, 저쪽에서 쉬사다가 차례 오면 불러드릴게요"라며 '경로우대(?)'를 하고, "경완이 형 반대로 돌아서 뛰었어요. 이건 안 돼요"라며 짓궂게 말하기도 한다.
임경완은 "도와주지도 않는다"면서도 "분위기가 정말 좋다. 그렇게 한 마디씩 해주니 친근감도 있다. 서로 힘드니 챙겨주면서 동료애가 생긴다. 동료의식이 강하다"며 웃었다. 이어 "지금 페이스가 빠른 편이긴 하다"며 "훈련 3파트 째인데, 4파트 넘어가면 경기에 나설 수 있을 정도로 컨디션이 올라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경완은 비활동 기간인 지난달 조인성과 함께 사이판으로 개인훈련을 다녀왔다. 체중도 3kg 정도 줄었다. 하지만 고치와 가장 다른 점이 하나 있다. 김 감독의 존재다. 임경완은 "감독님이 계시고 안 계시고 차이가 이렇게 크다"며 "사이판에서도 운동 많이 하면서 착실히 준비했지만 지금 많이 힘들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도 받는다. 하지만 고치는 훈련하기 딱 좋다. 시설도 잘 돼있다"고 말했다.
임경완은 불펜피칭을 하면서 김 감독과 코치진은 물론 자신의 공을 받아주는 포수들의 조언도 귀담아 듣고 있다. "이 공 못 쳐요, 좋은 공이에요", "투심이 일품이에요", "너무 힘을 쓰려고 하면 생각대로 안 돼요"라는 조언 하나하나가 임경완에게 큰 힘이 된다. 그의 공을 받은 한 포수는 "지금 페이스면 경기 나가도 될 것 같다. 특히 투심은 받아보니 기가 막혔다. 공이 출발할 때 스트라이크 궤적으로 오기 때문에 땅볼 유도에도 좋다"고 말했다.
임경완은 "감독, 코치님들은 물론 선수들과 하나돼서 노력해야 한다. 고참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며 "감독님께서 다 보고 계신다. 뭘 하든 집중해서 하라는 뜻이다. 러닝이든 투구든 플레이 하나하나에 집중하면서 잘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 한 예로 보조경기장서는 구장 한가운데 서서 훈련을 지켜본다. 5개 공간에서 진행 중인 훈련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 그러니 선수들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임경완은 지난 3년간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2012시즌을 앞두고 FA를 통해 SK와 계약했지만 이 기간 71경기에서 4패 4홀드 평균자책점 5.48의 성적만 남겼다. 스스로도 "3년간 허송세월했다"며 자책했다. 하지만 독수리 군단에 새 둥지를 튼 이상 좌절은 없다. 임경완은 "이제 존재를 알리고 싶다"며 "팀 성적이 좋아야 개인성적이 좋다고 하는데, 일단 개인성적이 좋아야 팀 성적도 올라가는 것이다. 경쟁에서 이겨서 경기에 나가야 한다. 안 다치고 경쟁에서 이기는 게 최우선"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임경완. 사진 = 일본 고치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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