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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유준상은 연예계 만능엔터테이너로 통한다. 40대 중후반의 나이지만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배우이자 앨범을 발표하는 뮤지션, 뮤지컬배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엔터테이너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뮤지컬 '로빈훗'에서 로빈훗 역을 맡아 배우 엄기준, 뮤지컬배우 이건명과 트리플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로빈훗' 공연이 이뤄지는 디큐브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유준상은 전보다 한층 슬림해진 외모로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한 모습을 보였다.
▲ "관리 안하면 힘든 나이, 저녁 안 먹어"
유준상에게 "요즘 얼굴이 좋아보인다"라고 말하자 "관리를 안하면 힘들 나이다"라며 허심탄회하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특별한 관리보다는 유지를 하자는 쪽이다. 저녁 한 끼를 안 먹는다. 아침에는 커피 한 잔을 마신다. 늦은 시간에 뭘 안 먹으려고 노력한다"라며 "공연하고 집에 가면 정말 배고픈데 안 참으면 살로 가고 참으면 상태가 좋아진다. 힘들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그는 "작품을 하면서 고민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결국엔 작품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그래서 내가 드라마를 선택하는 기준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유준상은 최근 뮤지컬 '로빈훗' 공연과 SBS 새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촬영을 오가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유준상은 "'로빈훗'은 효, 사랑,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선택하게 됐고, '풍문으로 들었소'는 상위 1%에서 사는 사람들에 대한 풍자"라며 "무대에서는 나라를 지키는 로빈훗이고 '풍문으로 들었소'에서는 상위 1%다. 완전히 다른 두 가지의 삶을 살고 있어서 재미있다"라고 말했다.
▲ "'로빈훗' 연기하며 울 줄이야…"
'로빈훗'은 그동안 국내에서도 소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친숙했던 로빈훗의 이야기를 토대로, 적통 왕위 계승자를 돕는 영웅으로 변모해 어린이는 물론 어른을 위한 동화로 재탄생했다. 라이선스 뮤지컬로, '삼총사', '잭 더 리퍼' 등을 성공시킨 왕용범 연출가와 이성준 음악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유준상, 이건명, 엄기준이 로빈훗 역을 맡았고 박성환, 규현, 양요섭이 필립 왕세자 역을 맡아 지난 1월 23일부터 공연되고 있다.
처음하는 로빈훗 역할에 대해 유준상은 "객석 반응이 좋다. 일단 로빈훗을 연습하는 내내 참 힘들었다. 어렸을 때 만들었던 동화의 로빈훗이라 어떻게 표현해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컸다. 영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어,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의적 홍길동과 비슷한 지점이 있었지만 유준상은 뻔한 이야기보다는 관객들에게 여러 메시지를 주고 싶어 연출자와 끊임없는 고민을 이어갔다. 유준상은 "라이선스를 받았지만 우리가 다 새로 창작을 했다. 외국에 있는 것들을 바꿀 수 있는 조건으로 갖고 왔다. 아예 이야기를 새로 창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준상은 "그런데 하면서 와닿았던 부분은, 참 묘하게도 우리나라 현실과 맞아 떨어진다. 세금에 관한 것들, 너무 단순한 이야기인데 '로빈훗'을 통해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로빈훗'에는 왕권이 불안해지면서 과하게 세금을 걷는 나라에 대한 로빈훗의 규탄과 이를 바로잡고자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는 "이 공연을 하면서 내가 울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냥 일부러 억지로 눈물을 흘려야지라는 것이 아니라 정말 진심어린 눈물이 났다. 특히 연습 마지막 날 '폭풍이 다가온다'에서 나 뿐만 아니라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이 폭풍눈물을 흘렸다"라며 "앙상블 배우들이 인사를 할 때부터 기립을 해주신다는 것은 그만큼 그 친구들의 노력과 에너지가 빛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대사 하나하나, 허투루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
'로빈훗'은 그의 말처럼 아이들에게는 동화같은 이야기를, 어른들에게는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현재의 상황을 생각하게 한다.
유준상은 "아직까지 '로빈훗'이 관객분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못한 것은 제목이 가진 장단점 때문일 것"이라며 "제목만 봤을 때는 가벼운 어린이극 같을 수도 있고 솔직히 '로빈훗'이 외국에서 커다란 흥행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외국에서 더 잘 되기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우리나라에 맞게 만들어주는 짜임새 때문에 더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작품에 비해 특히 '로빈훗'은 행간이 상당히 중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제목의 단점때문에 뮤지컬 로빈훗이 인간의 정서, 내면의 깊이에 대한 이야기를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때문에 단순하게 재미를 위해 오지만 그 속에서 다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준상은 '로빈훗'에 흠뻑 빠져있었다. 강행군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로빈훗'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만큼은 반짝반짝 눈이 빛났다. "대사 하나하나가 주는 정서들을 십분 느꼈다. 인간에 대한 울림을 주는 말들이 있구나 생각하게 되니, 대사 하나하나를 허투루 치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공연이 이뤄지고 있는 지금도, 계속 연출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감동이 주는 여운때문에 관객 분들의 후기글들을 잘 찾아보는 편"이라는 유준상은 "그 것을 통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려고 한다. 하지만 흔들리는 것은 없다. 몇 달 간 공연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공연을 하면서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로빈훗'에 대해 유준상은 "1년만 하고 끝날 뮤지컬이 아니다. 단순한 뮤지컬도, 웃음만을 주는 뮤지컬도 아니다. 관객들에게 철학적인 깊이를 얻어갈 수 있는,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뮤지컬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우 유준상. 사진 = 쇼홀릭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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