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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춘천 강산 기자] 위성우 매직.
이 5글자를 빼놓고 춘천 우리은행 한새의 정규리그 3연패를 논할 수 없다. 감독 데뷔 첫 시즌부터 팀을 통합우승으로 이끌며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던 위성우 감독. 통합 2연패도 성에 차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최강 전력을 유감없이 선보이며 여자프로농구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인 16연승을 질주했다. 이때부터 이미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은 사실상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리은행은 23일 춘천 호반체육관서 열린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7라운드 구리 KDB생명 위너스(이하 KDB)와의 맞대결서 74-71로 이겼다. 이로써 3연승과 더불어 시즌 전적 26승 5패를 마크한 우리은행은 남은 4경기에 관계없이 2012~2013시즌 이후 3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통산 8번째 정규리그 우승. 사샤 굿렛(25점 6리바운드)과 임영희(20점 7리바운드)가 공격을 진두지휘했고, 양지희(14점 5어시스트)와 박혜진(8점 7어시스트)도 정규리그 3연패 확정에 기여했다.
멤버 구성은 외국인 선수 노엘 퀸이 샤데 휴스턴으로 바뀐 것 말고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휴스턴은 경기당 평균 17.2득점 7.4리바운드로 제 역할을 충분히 해냈고, 2년째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뛰는 굿렛도 10.5득점 6.2리바운드로 골밑에서 분전했다. 지난 시즌 평균 22.19점을 넣은 휴스턴과 기존 선수들의 조화가 우려됐지만 우리은행 최대 강점인 조직력을 살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휴스턴은 위 감독의 지시를 잘 따랐다. 그만큼 위 감독의 카리스마는 대단했다.
위 감독 부임 첫 시즌, 이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통합우승을 차지한 우리은행 선수들에게는 승리 DNA가 장착됐다. 2008~2009시즌부터 4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던 선수들이 확 달라졌다.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했고, 오히려 더 성장했다. 베테랑 임영희가 건재하고, 박혜진은 수비력, 이승아는 3점포를 장착해 위력을 배가시켰다. 양지희는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도 자신 있게 포스트업을 하며 득점에도 큰 힘을 보탰다.
그뿐만 아니다. 백업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는 것도 위 감독의 몫이었다. 그는 이날 경기 전 올 시즌 2차례 고비를 털어놓았다. "(이)승아가 다쳤을 때, 16연승이 마감됐을 때다. 16연승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불안했다. 그럴 수록 오히려 더 강하게 했어야 하는데 잘하고 있다고만 했다. 승아가 발목 다친 것도 힘이 빠져서 돌아간 것이었다"는 위 감독의 설명. 하지만 KB에 2패째를 당했을 때는 오히려 "잘했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잠시 주춤했던 선수들이 살아난 것도 이 때부터다.
특히 무명에 가깝던 이은혜와 김단비를 팀에 꼭 필요한 선수로 성장시켰다. 이은혜는 이승아가 발목 부상을 당하자 주전으로 나서 제 역할 이상을 해냈다. 김단비도 20경기에 출전하며 임영희의 체력 부담을 줄여줬다. 3시즌 만에 돌아온 박언주도 위 감독의 혹독한 훈련을 견뎌냈고, 주무기인 3점포를 앞세워 순항에 힘을 보탰다. 박성배, 전주원 코치도 선수들과 위 감독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완벽 수행했다. 위 감독은 "코치들에게 고맙다. (이)은혜와 (김)단비, (박)언주는 내가 아시안게임 지휘할 때 박 코치가 운동 많이 시켰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통합 3연패를 누구 한 명의 몫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런데 최강 조직력 없이 통합 3연패는 어불성설이었다. 실제 위 감독 부임 첫해에도 4년 연속 최하위 시절과 멤버 구성에 별 차이가 없었다. 당시 특급 외국인 선수 티나 탐슨이 뛰었다곤 하지만 이후에도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건 기존 선수들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융화도 훌륭했다. 위 감독이 있었기에 최강 조직력 구축도 가능했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챔피언결정전이 남았다. 어찌됐든 우리은행은 내달 22일까지 27일이라는 시간을 벌었다. 이 기간에 주전들의 체력 관리에 힘쓰며 통합 3연패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위성우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춘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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