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교체된 감독만 5명이다. 아주 중요한 변수가 아닐 수 없다. 공교롭게도 지난 해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팀들은 모두 감독을 교체했다.
시즌 최종전까지 포스트시즌 경쟁을 한 SK는 결국 이만수 감독 대신 김용희 감독을 새로 선임했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을 한 롯데는 김시진 감독의 사퇴로 이종운 감독을 앉혀야 했다. KIA는 선동열 감독과 재계약을 맺었다가 다시 물러나는 해프닝 속에 김기태 감독이 새로 오게 됐고 두산은 송일수 감독과 한 시즌 만에 결별하고 김태형 감독과 함께 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역시 '태풍의 눈'은 바로 한화였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한화 감독 자리엔 '야신' 김성근 감독이 들어섰다. 만년 하위권인 팀을 조련하는데 있어 국내 1인자인 김성근 감독의 복귀는 벌써부터 중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한화를 5강 후보로 점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팀은 그해 곧바로 성과를 냈다. 대표 사례로는 1989년 태평양이 인천 야구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기쁨을, 1996년 쌍방울은 만년 꼴찌에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 파란을, LG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2002년에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야신'이란 별명이 붙은 것도 이때부터. 그리고 2007년 SK를 맡자마자 한국시리즈 우승이란 쾌거를 이뤘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김성근 감독은 "내가 1997년 쌍방울에 있을 때도 시범경기에서 꼴찌를 했지만 그해 3위로 포스트시즌에 갔다"고 말한다. 정규시즌에서는 베스트 라인업이 가동되고 김성근 감독의 '작전'이 선수단에 스며 들면 이를 상대하는 팀의 입장에서도 골치가 아플 것이 분명하다.
두산과 SK는 감독 교체를 딛고도 "올해 안정적인 전력을 갖췄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수 시절부터 카리스마로 유명했으며 김경문 NC 감독, 조범현 KT 감독처럼 포수 출신 감독 성공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을 받는다. 거물급 FA 장원준을 영입하고 더스틴 니퍼트와 재계약을 하는 등 스토브리그에서도 적잖은 공을 들인 두산이었다. 문제는 헐거워진 뒷문을 어떻게 메우느냐인데 여기서 감독의 역량이 발휘되어야 한다.
15년 만에 1군 감독으로 돌아온 김용희 SK 감독은 분명 합리적인 운용을 할줄 아는 지도자다. 마지막으로 1군 감독을 했던 2000년 삼성 시절에는 1999년 138⅔이닝으로 무지막지하게 등판했던 마무리 임창용을 88⅔이닝만 기용하면서 부담을 줄였다. 이런 운용 속에 선수단에 신뢰가 자리한다면, 김광현 등 내부 FA를 잔류하는데 총력을 기울인 SK의 전력을 감안했을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위권으로 예상되는 KIA와 롯데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다.
김기태 KIA 감독은 마치 2012년 LG를 처음 맡았을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 하위권을 맴돌던 팀을 맡은 것과 핵심 전력들이 많이 빠져 나간 것도 그렇다. 당시 LG는 최약체로 평가받으면서도 6월 중순까지 상위권 다툼을 할 정도로 선전을 했었다. 이미 KIA 스프링캠프에서는 연습경기 전패에도 불구, 팀 분위기는 예년과 달랐다는 게 현장의 증언이다. 윤석민을 복귀시키는 호재로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 아니면 팀을 재건하는데 더 초점을 둘까. 김기태 감독의 선택 만이 남아있다.
팀의 마지막 우승 멤버인 이종운 롯데 감독은 '내홍'을 겪었던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전력도 끌어 올려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묵묵히 팀을 궤도에 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어 반란을 일으킬 후보로도 꼽힌다. 결국 선수층을 두껍게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아직 베일에 싸인 그의 스타일이 무엇인지는 오는 28일 개막전부터 공개될 것이다.
[김성근 감독(첫 번째 사진)과 김기태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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