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시리즈’ 동부는 또 양동근을 막지 못했다

[마이데일리 = 울산 김진성 기자] 양동근 시리즈.

모비스와 동부의 챔피언결정전이 양동근 시리즈로 흐르는 모양새다. 동부는 양동근을 전혀 막지 못하고 있다. 1~2차전 내내 양동근이 승부처를 지배했고, 모비스는 연이어 승리를 거뒀다.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 시리즈 스코어 2-0. 3~4차전이 원주에서 열리지만, 모비스가 확실히 주도권을 잡았다.

31일 2차전을 앞두고 만난 동부 김영만 감독은 “리바운드를 늘리고, 실책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양동근을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양동근 봉쇄. 김 감독은 1차전서 허웅, 두경민, 박병우, 박지현 등 가드들을 총동원해 양동근 마크를 시도했다. 하지만, 양동근 특유의 체력과 테크닉을 동부 가드들이 감당하지 못했다.

김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양동근 수비방법을 바꾸겠다”라고 했다. 동부는 쉽사리 변칙 수비를 시도하지는 못했다. 현재 문태영, 함지훈, 아이라 클라크 등 모비스에 포스트시즌을 치르면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많아졌기 때문. 양동근이 볼 처리를 빠르게 할 경우 오히려 더 많은 점수를 내줄 위험성이 있었다.

그래서 김 감독은 일단 발 빠른 안재욱을 선발로 내세워 양동근을 맡겼다. 이후 허웅와 두경민 등이 맡는 방식. 역시 1대1로는 양동근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양동근은 속공 전개와 마무리능력은 물론이고 스크린을 받고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매우 위협적이었다. 달리 말해 동부의 스크린 수비가 여전히 원활하지 않았다는 것.

동부는 전반전 지역방어로 모비스 공격력을 무력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양동근에게서 파생되는 볼 흐름을 최대한 봉쇄, 양동근의 위력을 자연스럽게 약화시키는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동부 특유의 복잡한 지역방어를 깬 것도 결국 양동근이었다. 전반 8점 뒤진 모비스는 3쿼터 중반 양동근의 3점포로 승부를 뒤집었다. 효율적인 패스 플레이에 의한 지역방어 해체였다.

동부는 1차전에 비해 활동량은 많았다. 그러나 후반 들어 다시 처지는 모습이 보였다. 실책이 속출하면서 흔들렸고, 양동근은 이를 속공으로 처리하거나 이날 컨디션이 좋았던 문태영에게 패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동부는 여전히 체력적으로 양동근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날 최다득점자는 30점의 문태영. 그러나 승부처에서 양동근이 만들어낸 17점 6어시스트도 위력이 상당했다.

동부가 홈에서 열리는 3~4차전서 양동근을 봉쇄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1차전서 안았던 고민을 2차전서도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했다.

[양동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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