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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 한 감독님이 얘기하셨어요. '요즘 잘생긴 배우가 너무 많은데, 그 중에 개성 있는 네가 서있으니 눈에 띄더라'고…. 전 제가 모래밭에 있는 현무암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럼 손에 잡히는 것은 현무암이 아닐까요?"
물론 배우 이이경(27)은 잘생겼다. 그럼에도 그는 극을 위해 망가지는 감초 역할을 피하지 않으려 한다.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하녀들'에서 비록 가문은 몰락했지만 사랑하는 이를 지킬 수 있는 책임감을 갖게 되는 허윤서를 연기한 이이경이 종영 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만의 연기철학을 털어놨다.
"'하녀들' 촬영 자체는 제가 경험한 작품 중에 가장 길었어요. 하지만 기분은 유난히 짧게 느껴졌죠. 왜 아쉬울수록 시간은 더 짧게 느껴지잖아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좋은 작품. 다음에도 이 멤버가 작품을 한다고 하면 꼭 같이 하고 싶어요."
KBS 2TV 드라마 '학교 2013'의 일진 학생으로 얼굴을 알린 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까지 주로 어둡고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맡아 온 이이경. 하지만 카메라 밖에서 만난 그는 누구보다 활발하고 사교성 넘치는 인물이다.
"원래 성격은 밝은 편인데 지금까지 어두운 역할을 많이 해왔네요. 역할은 결국 타이밍인 것 같아요. 어두운 역할을 쭉 해오다 '하녀들'에서는 또 밝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으니까. '저는 밝은 역할도 잘 할 수 있어요'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소용이 없잖아요. 작품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아요. 이제 tvN 새 금요드라마 '초인시대'에서는 유병재 작가와 초능력까지 연기하게 됐는데….(웃음) 개인적으로는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어져서 기분이 좋아요."
이이경은 훗날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하녀들'이 '역할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장난기 많고 철없는, 그럼에도 미워할 수 없는 '하녀들' 속 허윤서의 모습은 이이경에게 새로운 도전이고 변신이었다. 하지만 망가지는 것도 잘한다는 것을 증명한 스물일곱 청춘스타에게 소위 멋있는 역할에 대한 미련은 없을까?
"멋있는 역할이요? 흔히 남자배우들은 멋있는 역할, 남자다운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하는데 솔직히 저는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오히려 나중에는 제대로 된 코미디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아직은 사람을 웃게 만든다는 것에 더 내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요."
사실 이이경이 연기를 꿈꾸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군 시절 TV를 보다 배우의 꿈을 가지게 된 그는 새롭게 대학에 진학했고, 이제 4년차 배우가 될 수 있었다. 짧은 시간 만에 이뤄낸 성과다. "혹시 연기 천재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이경은 손사래를 치며 "가진 게 없는 나지만 그나마 노력 하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남보다 한 번 더 뛰면 그게 성과로 나타나니까"는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멋있는 역할을 연기하는 주인공만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예전에 오디션을 보러 갔을 때 한 감독님이 얘기하셨어요. '요즘 잘생긴 배우가 너무 많은데, 그 중에 개성있는 네가 서있으니 눈에 띄더라'고…. 전 제가 모래밭에 있는 현무암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럼 손에 잡히는 것은 현무암이 아닐까요? 지금은 그저 더 잘하고 싶고, 또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싶어요. 아직은 잠을 자는 것보다 일을 하는 게 더 좋거든요."
[배우 이이경.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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