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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마블 유니버스에 온 걸 환영한다”는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수현이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에 캐스팅 될 때 들었던 이 말은 앞으로 그의 행보를 예감케 한다.
수현은 ‘어벤져스2’에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유전 공학 분야의 천재과학자 닥터 헬렌 조 역을 맡았다. 더욱 강력해진 어벤져스와 평화를 위해서는 인류가 사라져야 한다고 믿는 울트론의 전쟁을 그린 이번 시리즈에서 임팩트 있는 역할로 전 세계에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그는 어벤져스에게도, 울트론에게도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다.
특히 영화 말미까지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은 관객이라면 다음 시리즈에서도 활약할 그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마블이 보안에 각별히 신경 쓰는 만큼 수현 역시 출연 여부를 알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죽지 않아서 다행이었죠. 시나리오를 보고 ‘와~ 안 죽는다!’며 기뻐했어요. 저도 3편에 나올지는 잘 모르겠어요. 토르(크리스 햄스워스)에 관한 이야기(러브라인을 예감케 한 발언)나 헬렌이 살아서 새로운 연구실에 있는 것 등을 봤을 때 가능성을 열어준 것 자체가 좋죠. 마블은 심도 있게 다루지 못했던 인물을 다른 시리즈에서 풀기도 하니까요.”
수현과 함께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물이 아마데우스 조다. 수현이 연기한 닥터 헬렌 조는 원작 속 히어로 중 한 명인 아마데우스 조의 어머니로 알려졌는데, 아마데우스 조 역시 한국계 캐릭터다. 세계에서 7번째로 똑똑한 사람으로, 헐크(마크 러팔로)의 사이드킥이자 마블의 히어로들을 제압할 만큼 명석한 두뇌를 지닌 독설가다.
“아마데우스 조에 대한 이야기도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헬렌 조도 원작에서 한국인으로 나와요. 그냥 아시아인이 아니라 굳이 한국에서 헬렌 조 배우를 찾은 것도 그런(두 사람 모두 한국계라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아들 아마데우스 조와 헬렌 조가 함께 등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까? 수현은 “아직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됐어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시리즈에서 수현 못지않게 화제가 된 것이 영화 속에서 메인 전투신이 펼쳐지는 한국의 모습이다. 마포대교, 세빛섬, 상암동 DMC 월드컵 북로, 문래동 철강단지 등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세빛섬이 수현의 연구실로 등장, 과학 기술 강국 한국의 모습을 표현했다.
“촬영팀 중에서도 한국이 좋아 국내 촬영 후 다시 찾아온 경우도 있어요. 조스 웨던 감독님도 한국을 담는 것 자체가 좋고 기쁘다고 하시더라고요. 한국의 과거가 아닌 현재 모습을 담는 것을 기뻐했어요. 외국인의 시선이라 신선했던 것도 있고요. 세빛섬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곳인데 굳이 그곳을 선정했다는 것이 신선했죠. 런던에 있을 때 ‘연구실이 이렇게 생겼다’며 처음 보여줬는데 세빛섬이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그리고 억지로 보여주고 싶은 한 부분만 보여준 게 아니라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한국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벤져스2’에서는 종종 익숙한 한국어를 들을 수 있다. 수현이 자신의 팀에게 한국어로 지시를 하거나 그들이 대답을 할 때, 팀원 모두가 한국어를 쓴다. 이는 수현이 만들어낸 대사다.
“시나리오에 ‘한국어로 스태프에게 말한다’는 식으로 돼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애드리브처럼 제가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었죠. 스쳐 지나가지만 한국어라는 걸 보여주는 대사였어요. 스태프로 출연하시는 분들의 대답 같은 것도 알려드렸죠. 현장에서 한국말을 잘 했는지 확인할 사람이 없잖아요. 나중에 모니터를 보고 확인하거나 따로 스크립터에게 가서 NG 고백을 하거나 그런 식으로 진행했죠.”
할리우드에서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을 촬영했을 뿐 아니라 한국인 배우 최초로 마블 유니버스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합류했고, ‘마블의 신데렐라’가 돼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알린 수현은 또 다른 할리우드 작품으로 전세계 팬들과 만난다. 당장 미국 드라마 ‘마르코폴로’ 시즌2 촬영을 위해 내달 초 유럽으로 출국한다.
“아직은 해외 작품을 통해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마르코폴로’를 촬영하기로 돼 있는데 거기선 몽골 여전사로 나와요. 저 조차도 상상하지 못했던 역인데 맡게 돼 오히려 저에게 격려가 돼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이면 한국에서도 기회가 열리지 않을까요.”
[배우 수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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