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2군에서 잘 친다고 하더라."
kt 위즈-롯데 자이언츠의 시즌 3차전이 열린 전날(15일) 수원 kt위즈파크. 조범현 kt 감독은 경기에 앞서 김동명의 1군 등록 이유를 설명했다. 시즌 첫 3경기에서 2루타 포함 9타수 3안타(타율 0.333) 2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인 그는 4월 13경기에서는 타율 1할 4푼 8리(27타수 4안타)의 부진에 빠졌다. 결국 지난달 18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좌절감이 컸던 탓일까. 퓨처스리그서도 4월 8경기에서 2홈런(7타점)을 쳤지만 타율은 1할 9푼 2리(26타수 5안타)로 낮았다. 그런데 5월 들어서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살아났다. 11경기에서 2루타 9개 포함 타율 4할 2푼 1리(38타수 16안타) 3홈런 11타점으로 살아났다. 출루율은 무려 4할 5푼 6리. 사사구(15개)가 삼진(7개)보다 2배 이상 많았다. 1군에서도 타율은 1할 9푼 4리에 불과했지만 출루율은 3할 5푼 6리에 달했고, 삼진(10개)-볼넷(9개) 비율도 괜찮았다.
이번 기회가 무척 중요했다. kt는 지난 2일 롯데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타선을 보강했다. 특히 장성우와 하준호, 이창진은 1군에서 뛰고 있는 상황. 분명 설 자리가 줄었다. 확실한 눈도장을 받아야 했다. 7번 지명타자로 이름을 올린 그가 활로를 뚫어줘야 했다. 일단 복귀전에서 제 몫은 충분히 했다.
시작부터 방망이를 매섭게 돌렸다.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박세웅의 138km 직구를 깨끗한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후속타자 박용근의 유격수 땅볼에 2루를 밟은 그는 박기혁의 우전 안타에 전력 질주해 홈을 밟았다. 이날 팀의 결승 득점이었다.
3회말에도 추가점에 힘을 보탰다. 1사 2루 상황에서 박세웅의 5구째 141km 직구에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1사 1, 3루 기회를 잡은 kt는 후속타를 더해 3회에만 4점을 만들어냈다. 7-1로 달아나며 흐름을 완전히 가져온 순간.
첫 두 타석 안타로 너무 힘이 들어갔던 탓인지 이후 두 타석에서는 나란히 삼진으로 물러났다. 9-9로 맞선 9회말에는 고의4구로 걸어나갔고, 연장 11회말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비록 파울이 되긴 했지만 3B 1S 상황에서 롯데 심수창의 5구째를 자신 있게 공략한 모습도 좋았다.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가며 소임을 다했다.
이날 팀은 연장 12회 혈투 끝에 11-12로 패배, 김동명의 활약은 다소 빛을 잃었다. 7-1 리드 상황에서 7-9로 역전을 허용한 부분과 올 시즌 연장 5전 전패, 최근 5연패까지 잃은 게 많았다. 조 감독도 "선수들이 잘했지만 오늘 같은 경기를 진 건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중요한 게 있다. kt로선 당장 1승도 좋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 또한 중요하다. 아직 한국 나이 28세인 김동명도 많은 나이는 아니다. 조 감독은 시즌 초반 "김동명이 좋은 자질을 갖고 있고, 그간 열심히 했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일단 복귀전에서 기대에 부응했다. 지금 활약이 반짝 효과가 아니라면, kt로선 또 다른 카드 하나가 생기는 셈이다.
[kt 위즈 김동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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