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김고은 “칸에서 전도연 보니 내가 더 우쭐해져” [칸 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김고은이 칸의 첫 레드카펫을 밟았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 ‘차이나타운’이 제68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되며 칸을 방문하게 된 것.

‘차이나타운’은 오직 쓸모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차이나타운에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온 두 여자의 생존법칙을 그린 영화로, 김혜수와 김고은의 몸을 빌어 진득한 느와르로 탄생됐다.

“생활을 하며 어려운 일이 생기거나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일이 생겼을 때 ‘차이나타운’을 생각하게 될 것 같아요. 과정이 무척 좋았어요. 많이 배웠고요. 힘든 감정신도 많았고, 찍기 전까지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극단적 생각이 들었던 순간도 있었죠. 그걸 해결해 나간 그 과정을 기억하고 싶은 것 같아요. 어떤 마음으로 이겨냈는지 말이죠.”

이번 영화에서 김고은은 지하철 사물함 10번에 버려져 일영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아이 역을 맡아 차이나타운의 대모 김혜수와 팽팽한 존재감 대결을 펼친다. 두 배우가 온전히 칸의 영광을 누려야겠지만, 아쉽게도 김혜수가 당초 예정돼 있던 봉사 활동 때문에 칸 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혜수 선배님이 오시지 못해 아쉬워요. 원래 잡혀 있는 일정이었고, 다른 일도 아니고 봉사였지만요. 항상 봉사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분이세요. 칸에 오는 날 공항에 있는데 잘 다녀오라고 문자도 보내주시고, 신경을 많이 써주고 계세요. 제작사 대표님 PD님께 일일이 코디를 해 옷도 보내주시고요. 꼭 잘 하고 오라면서 보내주셨죠.”

인성 뿐 아니라 톱여배우로서 보기 어려운 김혜수의 필모그래피도 감동을 안겼다. ‘차이나타운’은 버짓이 작은 영화. 여배우로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캐릭터도 매력적이지만, 반면 여배우로서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고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연기하기 힘든 인물이기도 하다.

“필모그래피라는 게 남잖아요. 선배님의 필모그래피를 보고 있으면 ‘왜 저런 선택을 하셨을까’ 싶고, 계속 고민을 하시는 것 같아요.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 어떤 마음으로 하셨을까’라고 후배 입장에서 보게 되는데, 생각하다 보면 존경스럽기도 해요. 그 과정을 그려보기도 하고요. 저도 선배님 같은 느낌, 과정일 수 있을까 싶어요. (선배님처럼) 저도 흔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차이나타운’의 공식 일정에 앞서 김고은이 처음으로 ‘칸의 맛’을 본 건 영화 ‘협녀, 칼의 기억’에서 호흡을 맞췄던 선배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무뢰한’의 공식 상영. 김고은은 칸에 도착한 당일 ‘무뢰한’ 상영에 참석하며 의리를 지켰다.

“‘무뢰한’ 상영 때 마치 공연을 보는 듯한 관객들의 반응이 재미있었어요. 극장에서 에티켓을 누가 정한 건지 모르겠지만, 한 명 한명 크레딧이 올라갈 때마다 유머러스하게 반응을 보이고 즐기더라고요. 공연 볼 때도 관객들이 그러잖아요. 그런 느낌이 되게 배우로서 뿌듯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칸의 여왕’으로 불이는 전도연을 보는 심정도 남달랐다. ‘무뢰한’ 공식상영에 참석했던 그는 배우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관객으로서 전도연을 바라봤다.

“전도연 선배님을 뵈니 괜히 제 어깨가 다 우쭐해지더라고요. 전도연 선배님이 소화하는 일정들을 보면 아직 저한테는 버거운 것 같아요. 전 좀 더 있다가? (웃음) 칸에 자주 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작을 해야 하나요? (웃음)”

스물넷이라는 어린 나이에, 자신의 세 번째 영화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은 김고은. 어린 나이에 많이 않은 작품으로 연기력과 스타성을 입증 받은 김고은이지만 그는 앞으로도 스타가 되기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하게 칭찬을 들을 때도 있고, 박살나게 깨질 때도 있어요. 그런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혜수 선배님 정도의 경력과 연륜이 쌓게 되면 더 안전한 길을 갈 수도 있고, 더 증명을 해내야 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힘든 부분도 있을 것 같지만 이번에 같이 하며 선배님의 쉽지 않은 선택의 과정들을 보며 많은 점을 배운 것 같아요. 그런 확신을 배우고 싶어요.”

[배우 김고은, 김고은과 전도연. 사진 =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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