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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마달. '한화 마운드가 달라졌다'의 줄임말이다. 지난해까진 "달라졌다"는 주변 평가가 나오기 무섭게 대량 실점하는 일이 많아 우스갯소리로 통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니다. 특히 6월 들어 완전히 살아났다.
한화는 6월 12경기에서 8승 4패로 순항 중이다. 최근 10경기 7승 3패, 지난주 6경기 5승 1패로 완연한 상승세. 무엇보다 계투진이 상대 타선을 원천 봉쇄하면서 한결 편안한 경기를 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무너지면 사실상 끝이나 다름없던 이전과 확연히 달라졌다.
한화 투수진의 6월 성적을 살펴보자. 팀 평균자책점은 3.61로 리그 1위다. 12경기, 109⅔이닝을 소화하며 자책점 44점. 선발(4.01)과 불펜(3.12) 평균자책점은 모두 리그 2위. 선발 평균자책점 1위(3.41) KIA 타이거즈는 불펜(4.80)이 다소 불안했다. 지금 한화 선발과 계투진 모두 안정적이라는 얘기다.
좋지 않은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는 점이 돋보인다. 4월까지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4.92였다. 당시 최대 불안요소는 선발진. 2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22였다. 박정진과 권혁, 윤규진이 버틴 불펜 평균자책점도 4.60으로 썩 좋진 않았다.
5월에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 팀 평균자책점은 5.47로 리그 7위였다. 타고투저 현상이 심해지면서 전체적으로 평균자책점이 올라갔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6.81로 리그 최하위(10위)였으나 불펜은 평균자책점 4.34(4위)로 잘 버텨냈다. 10개 팀 가운데 절반인 5개 팀 불펜 평균자책점이 5점대 이상이었던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수치였다. 마무리로 활약하던 윤규진이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한 상황에서 박정진과 권혁, 김기현과 정대훈이 온 힘을 다해 버텨줬다.
선발진 붕괴는 뼈아팠다. 4월 10경기에서 4승 1홀드 평균자책점 1.69로 잘 던진 안영명이 6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7.71로 무너졌다. 에이스 미치 탈보트의 5월 첫 2경기 성적은 1패 평균자책점 15.88이었고, 유먼도 5월 6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93을 기록했다. 송은범도 6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8.68이었다. 5경기 3승 1패 평균자책점 5.88을 기록한 배영수가 가장 돋보였을 정도다. 5월 팀 성적도 13승 14패로 승률 5할을 밑돌았다.
6월에는 선발진도 달라졌다. 8승 가운데 선발승이 7승이다. 특히 외국인 투수 듀오가 살아난 게 큰데, 탈보트는 3경기에서 3승 2.45(평균자책점), 유먼은 2경기 2승 1.46을 기록했다. 확실히 막아줘야 할 외국인 투수 둘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승리를 챙기고 있다. 시즌 초반 외국인 잔혹사를 재현하는가 싶었는데, 그야말로 환골탈태다.
안영명은 지난 4일 넥센전서 3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으나 지난 10일 삼성전서는 5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배영수(3경기 1패 6.35)와 2군에 내려간 송은범이 제 컨디션을 찾는 게 급선무. 대체 선발 송창식의 선발승(13일 LG전, 5이닝 1실점)도 의미가 크다. 활용 폭이 넓어졌다. 언제라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계투진에서는 윤규진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 4월 10일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그는 40여일의 공백을 깨고 특급투를 선보이고 있다. 6월 6경기, 14이닝 동안 3세이브 1홀드를 따내며 단 한 점도 주지 않았다. 피안타율은 4푼 7리에 불과하다. 권혁은 허리 근육통으로 3경기를 쉬었음에도 7경기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08로 잘 버티고 있다. 박정진도 7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3.60으로 길목을 지켜주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아직 강팀이라 말할 수 없다. 우리는 매일 승부처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태라 그만큼 긴장감을 갖고 하는 건지 모른다"면서도 "많은 훈련을 통해 모양새를 갖춰 가고 있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혼란스러워했는데, 지금은 각자 위치에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상대 팀이 볼 때 우리가 쉬운 팀은 아닌 것 같다. 쉽게 잡으러 들어오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 이상 '한마달'은 우스갯소리 또는 설레발이 아니다. 한화의 마운드는 물론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한화 이글스 미치 탈보트, 쉐인 유먼, 윤규진, 권혁, 박정진(왼쪽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DB,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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