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잘 나갈 때 부상, 그것도 실력이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이시찬이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시즌 초반 12경기 타율 3할 6푼 1리(36타수 13안타) 3타점, 출루율 3할 9푼 5리로 활약하던 그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4월 18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자취를 감췄다. 당시 타격감이 워낙 좋았던 이시찬의 이탈은 한화에 분명 악재였다. 시즌 초반 정근우의 부상 공백을 메워준 이시찬이기에 더욱 그랬다. 지난 4월 18일 기준으로 팀 내 타율 1위가 이시찬이었다.
개명 첫해 잘 나가다 다쳐 아쉬움이 컸다. 사실 이시찬은 이학준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졌었다. 지난 3월 17일 개명 신청을 했다. 그는 지난 2004년 LG 트윈스에 2차 4라운드 31순위로 지명받은 기대주. 그러나 지난해까지 통산 279경기에서 타율 2할 1푼 1리 1홈런 30타점으로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LG 시절 한 시즌 최다 출전은 2011년 33경기, 이때도 타율은 1할 5리(19타수 2안타)에 머물렀다.
2012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이적하면서 중용 받기 시작했다. 이적 첫해 60경기에 나섰고, 2013년에도 97경기에 출전했다. 서서히 출전 경기 수를 늘려 갔다. 지난해에는 45경기에서 타율 2할 8푼 6리, 홈런 없이 9타점을 올렸다. 올해는 오키나와 재활 캠프부터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1군 한 자리를 차지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이시찬이 정말 많이 좋아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햄스트링 통증이 또 한 번 발목을 잡았고,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한창 타격감이 좋을 때라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재활에 매달렸다. 2주 전부터 수비 훈련에 돌입했고, 라이브배팅 등으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퓨처스리그서 한 경기도 뛰지 않았기에,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했다.
16일 대전 SK전을 앞두고 1군에 등록된 이시찬의 표정은 밝았다. 근 2개월 만의 1군 복귀. 힘을 보태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시찬은 "오전에 연습하다가 1군 등록 통보를 받았다. 준비는 됐다"며 "라이브배팅도 꾸준히 했고, 2주 전부터 수비 훈련을 시작했다. 부상이 심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재활 과정이 더뎌서 아쉬웠다"고 털어놓았다.
아웅러 "포지션은 하나를 정해놓고 연습하지 않았다. 3루수는 물론 유격수와 2루수 다 가능하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경기 감각이 문제다"며 "잘하려고 하기보다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코치님들께서도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지난 몇 년간 경기에 꾸준히 나가면서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시찬은 전날 7회말 김태완 타석에서 복귀 후 첫 타석에 들어섰다. 한화 홈팬들은 그를 따뜻하게 맞아줬다. 비록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박수가 끊이질 않았다. 그만큼 팬들이 이시찬을 기다렸다는 얘기다.
이시찬은 "한창 잘 나갈 때 다친 것도 실력이다"며 "준비를 더 잘했어야 하는데, 몸 상태를 점검하지 못한 내 탓이다"고 자책했다. 이어 "처음에는 아쉬워서 경기도 잘 안 봤다. 잘하다가 빠진 것과 못 하고 빠졌을 때 느낌은 다르다. 내가 더 분발해야 한다. 최대한 팀에 피해 주지 않도록 준비 잘하겠다.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화 이글스 이시찬. 사진 = 한화 이글스 구단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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