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창단 후 세 번째 트레이드를 단행한 kt 위즈가 다시 한 번 트레이드 효과를 보고 있다. 출혈이 있었으나 자신들이 노렸던 효과를 보며 트레이드가 손해가 아닌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막내’ kt의 적극적인 트레이드가 그동안 트레이드에 소극적이었던 KBO리그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까.
kt는 지난 21일 포수 용덕한을 NC 다이노스로 보내고 좌완투수 홍성용과 외야수 오정복을 받는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kt가 창단 후 가졌던 세 번째 트레이드였다.
앞서 kt는 4월 20일 기대주였던 투수 이준형을 LG 트윈스로 보내는 대신 포수 윤요섭과 내야수 박용근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달 2일에는 투수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와 포수 안중열을 롯데 자이언츠에 내주고 포수 장성우와 윤여운, 외야수 하준호, 내야수 이창진, 투수 최대성을 받는 4대5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kt는 어린 선수들의 육성에 무게를 두고 있었으나 프로 팀으로서 성적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리그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비난까지 나오자 결국 kt는 자신들의 유망주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즉시전력감인 선수들을 영입했다.
트레이드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특히 지난달 ‘향후 10년간 kt를 이끌 배터리’로 불렸던 박세웅과 안중열을 롯데에 내주는 트레이드 직후에는 자신들이 프랜차이즈 선수로 키우겠다고 공헌했던 선수들까지 트레이드 카드로 쓸 수 있느냐는 비난이 극에 달했다.
kt는 이 같은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격력 강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리고 kt는 자신들이 노렸던 효과를 보면서 트레이드에 대한 좋지 않은 목소리를 잠재우기 시작했다.
그동안 롯데에서 강민호라는 큰 선수 뒤에 가려져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던 장성우는 kt의 주전 포수로 자리 잡으며 공수 양면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에서 타율 2할4푼5리에 그쳤던 그는 kt로 온 이후 타율을 2할9푼5리까지 끌어올렸다. 또 마운드에 있는 어린 투수들을 편안하게 이끄는 경기 운영 능력도 보여주고 있다.
하준호도 롯데 시절 타율 1할7푼6리에 그쳤으나 kt 유니폼을 입고는 팀의 핵심 타자로서 활약하며 타율이 2할4푼9리로 높아졌다. 이대형과 함께 kt의 없어서는 안 될 테이블세터가 됐다.
게다가 앞서 영입했던 포수 윤요섭도 최근 타격감이 살아났고 장성우의 백업포수로서 수비에서도 시즌 초보다 나아진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또 비록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이긴 하지만 박용근도 기회를 많이 얻으며 kt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쓰고 있다.
잇따른 트레이드로 쏠쏠한 재미를 본 kt는 자신들이 10억원을 주면서 특별지명으로 영입했던 용덕한을 내주는 대신 오정복과 홍성용을 받는 세 번째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아직 첫 경기이기는 하지만 효과를 봤다.
오정복은 올해 첫 1군 경기였던 23일 수원 LG전에서 곧장 선발 출전했고, 4-4로 맞선 7회말 역전 3점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앞으로 외야 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입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트레이드 이후 출전한 첫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오정복이다.
또 홍성용도 이날 5회 2사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 공 18개를 던지며 1⅓이닝 동안 피안타와 사사구 없이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는 호투를 펼치며 좌완 불펜 요원으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kt 조범현 감독은 그동안 “우리 팀 트레이드가 다른 팀에게 좋은 선례가 됐으면 한다”며 “좋은 선수를 얻어오려면 그만큼의 출혈은 감수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조 감독의 말처럼 kt는 즉시전력감의 선수를 얻기 위해 자신들의 유망주를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 그리고 목표했던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같은 kt의 행보가 그동안 ‘트레이드 이후 내준 선수가 활약하면 배가 아프다’는 이유로 소극적이었던 KBO리그의 트레이드 풍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kt로 트레이드 돼 23일 수원 LG전에서 맹활약한 오정복(첫 번째 사진)과 홍성용(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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