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단점을 보완하는 것도 좋지만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도 하나의 생존 방법이다. 한화 이글스 '루키' 김민우는 후자를 택했다.
김민우는 요즘 한화의 '라이징 스타'로 꼽힌다. 마산 용마고를 졸업하고 올해 한화에 입단한 그는 1군 19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15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7월 5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0.82(11이닝 1자책)로 안정감을 자랑한다. 삼진 9개를 솎아내면서 볼넷은 3개만 내줬다. 피안타율은 2할. 실전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민우는 일본 고치와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를 완벽 소화했다. 올해 한화에서 캠프를 완주한 신인은 김민우와 주현상 둘이 전부다. 추가 훈련까지 받아 3월 6일에야 귀국길에 올랐다. 연습경기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배짱투로 주목받았다. 191cm 100kg의 당당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빠른 공과 타이밍을 뺏는 커브가 일품이었다.
당시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는 세키모토 겐타로, 아라이 료타, ??스케 등 1군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니시모토 타카시 한화 투수코치는 "커브가 좋으니 확실히 네 것으로 만들라"고 조언했고, 김민우는 이를 실행에 옮겼다.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선발투수다. 한화는 지금 외국인 투수 쉐인 유먼과 안영명이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 김성근 한화 감독은 23일 "이제 김민우를 선발투수로 써야 할 것 같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어제 60구 던졌는데, 2~3일 뒤에 선발로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기 막판에도 김민우의 선발 등판 가능성을 시사했던 김 감독이 확실히 기회를 준다는 뜻을 내비친 것. 패스트볼 구속이 최고 147km까지 올랐고, 커브의 각도 한층 예리해졌다. 슬라이더도 실전에서 활용 가능한 단계까지 왔다. "직구 구속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던 정영기 한화 스카우트 팀장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김민우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직구 구속은 130km대 중반이었다"고 설명했다. 2년여 만에 구속을 10km 이상 끌어올린 셈이다.
김민우는 "2군 내려갔을 때 직구 하나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지금처럼 구속이 올라온 것 같다. 커브도 더 가다듬었다"면서도 "아직 신인이라 긴장해서 그런지 구속이 오른 부분에 대해 놀랄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2군에서만 선발 등판했기 때문에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생각은 하고 있다. 마음가짐은 똑같다. 구종이 단조로우면 선발로 길게 던지는 데 있어 한계에 부딪힐 것 같다"고 스스로 과제를 부여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 김민우는 "어떻게든 해야 한다. 일단 직구와 커브를 더 가다듬으려고 한다. 커브도 완벽하지 않다"고 말했다. 포크볼, 스플리터 등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연마하는 작업도 진행 중인데, 일단 장점을 극대화하는 길을 택했다.
김민우는 자신의 모자 챙 안쪽에 '나로 인해 뒤집어질 이 세상을 난 기대한다'는 문구를 써넣었다. 자신의 등번호 64번과 함께. 일단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는 자체로 데뷔 첫해 절반의 성공이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가 역투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김민우가 자신의 모자에 새긴 '나로 인해 뒤집어질 이 세상을 난 기대한다'는 문구.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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