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에 구세주가 떴다. 주인공은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 리드오프 이용규의 종아리 부상 이탈 등 악재로 고심하던 한화로선 로저스의 호투가 절실했다.
바람은 통했다. 로저스는 KBO리그 데뷔전인 지난 6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9이닝을 혼자 책임지며 3피안타 7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완투승을 따냈다. KBO리그 사상 첫 외국인 데뷔전 완투승. 그뿐만 아니라 호수비를 펼친 야수들을 일일이 격려하는 등 팀플레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최고 구속 155km 강속구와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까지 모든 구종을 완벽하게 던졌다. 특히 9회초 박용택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126km 커브의 낙폭이 기막혔다.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은 공격적 투구도 돋보였다.
하지만 한 경기만 보고 성패를 논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로저스의 2번째 선발 등판이 예고된 11일 수원 kt wiz전이 무척 중요하다. 한화는 올해 kt를 상대로 6승 5패 소폭 우위를 점하고 있는데, 압도적이진 못했다. 두산(9승 1패), 넥센(9승 3패), 삼성(8승 3패), KIA(9승 4패) 등이 그야말로 압도적 우위를 점한 kt를 상대로 고전한 게 순위 다툼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일단 로저스가 나서는 2연전 첫판을 잡아야 2번째 경기도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풀어갈 수 있다.
kt는 지난주 6경기에서 2승 4패에 그쳤지만 이 기간 팀 타율은 2할 8푼 5리로 나쁘지 않았고, 홈런(9개)은 NC, SK와 함께 가장 많았다. 특히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가 타율 4할 6푼 2리(26타수 12안타) 4홈런 1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몰아치기에 능한 마르테를 봉쇄하는 것도 관건이다. 무엇보다 마르테는 올 시즌 한화전 8경기에서도 타율 4할 6푼 9리(32타수 15안타) 2홈런 9타점으로 무척 강했다. 김상현과 장성우도 언제든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다. 최근 타격 흐름만 놓고 보면 데뷔전에서 만난 LG보다 까다로운 상대가 kt다.
한화는 최근 치열한 5위 다툼 중이다. 현재 시즌 전적 51승 50패로 5위를 기록 중인데, 6위 SK 와이번스(48승 2무 48패)에 0.5경기, 7위 KIA 타이거즈(49승 51패)에 1.5경기 차로 앞서 있다. 아직 40경기 이상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언제 뒤집혀도 이상할 게 없다. 5위 다툼은 이제 시작이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고, 종아리 부상을 당한 이용규도 복귀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 이길 경기는 무조건 잡고 가야 하는데, 계산이 서는 선발투수 한 명의 존재가 크다. 로저스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기량 외에도 또 하나의 플러스 요인이 있다. 한화의 한 젊은 선수는 "이런 외국인 선수가 없었다. 로저스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반색했다. 실제 로저스는 첫 등판에서 호수비를 선보인 야수들을 박수로 격려했고, 외야수 송주호를 직접 안아주기도 했다. 더그아웃에서도 현란한 몸동작으로 응원을 보낸다. 분위기가 살아날 수밖에 없다. 로저스 합류 이후 한화는 3승 2패로 선전했고, 5위 자리를 탈환했다.
좋은 흐름은 이어가야 한다. 로저스가 KBO리그 데뷔전 완투승의 좋은 기운을 11일 kt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지난 4일 선수단 합류 당시 "나는 매일 싸울 것이고, 팀 승리를 위해 공을 던지겠다. 나갈 때마다 이기고 싶다"던 로저스의 2번째 출격, 결과가 궁금하다.
[한화 이글스 에스밀 로저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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