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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최동훈 감독과 배우 전지현이 다시 한 번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했다.
최동훈 감독과 전지현은 영화 ‘도둑들’에서 첫 호흡을 맞췄다. ‘도둑들’ 전까지 전지현의 대표작은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였다. 그녀 역을 맡아 상큼 발랄 그리고 엉뚱한 매력을 선보였던 전지현은 단숨에 스타 대열에 합류했지만 빛만큼 그늘도 짙었다.
‘엽기적인 그녀’ 후 영화 ‘4인용 식탁’,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데이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블러드’ 등을 선보였음에도 그 때까지도 그의 대표작은 ‘엽기적인 그녀’일 뿐이었다. 전지현 스스로도 “‘엽기적인 그녀’의 성공이 너무 커 내가 하는 작품은 아류작으로 평가되는 게 많았다. 장점도 있었지만 단점도 있었다”고 말했을 정도.
이런 전지현에게 스크린 속 제2의 전성기를 열어준 인물이 바로 최동훈 감독이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 ‘도둑들’에서 예니콜 역을 맡은 전지현은 10년 만에 자신의 또 다른 대표작을 만들었다. 더 이상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 이라 부르는 사람도 없었다. 대중은 맛깔나게 욕을 하고 시원하게 액션신을 선보이는 전지현의 모습에 열광했다.
이후 전지현이 다시 한 번 최동훈 감독과 손을 잡았다. 최동훈 감독의 차기작인 ‘암살’ 속 여주인공인 안옥윤 역으로 발탁, 극을 이끌어 가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전지현은 ‘암살’ 언론시사회에서 “연기를 하는 것보다도 여자 주인공이 이야기의 주가 돼서 이끌어 나간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 부담을 떨쳐내려 초반에 많이 노력했다. 촬영현장에서 감독, 배우들이 도와줬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하다 보니 처음에 가졌던 부담감을 떨칠 수 있었다”며 그간의 심경을 전했다.
최동훈 감독과 전지현의 시너지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베일을 벗은 ‘암살’ 속 전지현은 그가 ‘엽기적인 그녀’와 ‘도둑들’에서 연기했던 발랄한 역할 외 무게감 있는 역도 소화 가능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였다. 또 전지현이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충분히 이끌어갈 수 있는 배우라는 점을 각인시켰다. 전지현은 브라운관의 스타에서 한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주연배우 자리를 공고히 다지게 됐다.
이와 함께 그동안 남남 콤비들이 천만영화를 이끌었던 것과 달리, 남여 콤비로 천만영화 타이틀을 획득했다는 것도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실사로 제작된 천만영화들은 모두 남자 감독-남자 배우 공식을 보였다. 역대 최고 흥행작 ‘명량’(누적관객수 1761만명)도 김한민 감독과 최민식의 시너지가 돋보였고, 흥행 2위 작품인 ‘국제시장’(누적관객수 1425만명)도 윤제균 감독과 황정민이 흥행을 견인했다. 3위인 ‘도둑들’에서 김혜수가 중요한 역할로 분하긴 했지만 그의 옆에는 김윤석이 있었다.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 ‘해운대’, ‘괴물’, ‘왕의 남자’ 등 그동안의 천만 모두 남남 케미가 도드라진 작품이었다.
반면 ‘암살’은 이정재, 하정우, 오달수, 조진웅, 이경영, 최덕문 등이 제 역할을 충분히 했지만 이들의 선봉에 선 인물이 전지현이라는 점에서 궤를 달리한다. 또 최초로 남자 감독과 여자 배우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실사 천만 영화라는 점에서 그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전지현과 최동훈 감독, 영화 ‘암살’ 스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쇼박스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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