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벌써 70경기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나이 불혹에 그야말로 대단한 투혼이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박정진이 그렇다.
박정진은 올 시즌 KBO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70경기를 채웠다. 지난 18일 대전 NC 다이노스전 구원 등판이 올 시즌 70번째 등판이었다. 2011년 한 시즌 최다 등판(64경기) 기록은 넘어선 지 오래고, 최다 이닝(2003년 100⅓이닝) 돌파도 시간문제다. 1976년생, 우리나라 나이 40세 노장 투수의 기록이라곤 믿기지 않는다.
원포인트 릴리프도 아니다. 명실상부 한화의 필승조다. 올해 70경기에서 6승 1패 1세이브 15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0.226)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 1.21)도 높지 않다. 총 1524구를 던졌는데, 경기당 평균 21.77구씩 던진 셈이다. 짧은 등판 간격을 감안하면 박정진의 투혼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특히 박정진은 8월 9경기 중 3경기에서 2이닝을 소화했고, 1이닝을 넘긴 경기가 총 6경기나 된다. 최근 윤규진의 부상(어깨 충돌 증후군)과 권혁의 부진(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 37.80)으로 역할이 더 커졌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18일 "박정진과 배영수가 뒤에서 대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진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나타낸 것.
박정진 외에 올 시즌 60경기 이상 등판한 투수는 3명. 최금강, 임정호(이상 NC)와 동료 권혁이다. 최금강은 64경기에서 77⅓이닝을 소화했고, 6승 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4의 성적을 남겼다. 권혁은 63경기에서 92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 10패 15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 중이다. 주로 원포인트릴리프로 나서는 임정호는 61경기에 등판했는데, 소화 이닝은 39⅔이닝으로 앞서 언급한 3명에 비해 적다.
최금강(1989년생)과 임정호(1990년생)는 아직 20대로 젊다. 권혁(1983년)은 한국 나이 33세. 이들의 투혼도 실로 대단한데, 불혹의 박정진이 지금처럼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체력 부담을 특유의 정신력으로 극복해내고 있다. 박정진은 지난달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 경기에 자주 나간다는 건 내가 체력 관리를 더 해야 한다는 의미다"며 "나이를 잊으면 아무렇지도 않다. 한 팀의 선수로서 열심히 던지다 보니 행복한 일이 생긴다"고 말했다.
올해 신설된 올스타전 중간투수 부문 팬 투표 1위(나눔올스타)도 박정진의 몫. 올스타전 당시 박정진에게 사인을 받은 한 팬은 "후반기에도 고생 좀 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야구 팬들도 그의 투혼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었다. 박정진은 "후반기에는 정말 중요한 위치에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겠다. 체력 안배보다는 더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며 책임감을 보였다. 6월까지 꾸준히 2점대를 유지하던 월간 평균자책점이 7월 3.12, 8월 3.46으로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한화 불펜에서는 '믿을맨'으로 통한다.
박정진은 올해 데뷔 후 가장 많이 던지고 있다. 불혹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시즌, 박정진의 책임감과 투혼이 한화를 바꾸고 있다.
[한화 이글스 박정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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