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학생체 김진성 기자] 볼거리는 KCC가 제공했고, 승리는 SK가 챙겼다.
1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 SK와 KCC의 정규시즌 개막전. SK는 비 시즌 변화가 많았다. 애런 헤인즈, 코트니 심스, 박상오, 최부경이 팀을 떠났다. 김선형도 불법도박에 연루,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결국 김민수 정도를 제외하곤 완전히 팀 자체가 바뀌었다.
데이비드 사이먼, 이승준, 이동준, 오용준, 드워릭 스펜서가 가세했다. 오용준 정도를 제외하곤 모두 테크닉과 공격력, 높이를 갖고 있다. 그러나 수비조직력에선 검증이 되지 않은 상황. 뚜껑을 열어보니 사이먼을 제외하고는 예상대로 공수 효율성이 많이 떨어졌다. 대신 KCC가 하승진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대표팀에서 부상으로 하차할 경우 본래 대표팀 일정까지 소속팀 경기에도 나설 수 없다)을 적극활용, 골밑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대신 KCC는 공격에선 화려함과 내실을 동시에 갖췄다. 김태술이 대표탐 차출로 빠졌지만, 전태풍, 안드레 에미트, 리카르도 포웰 모두 화려한 테크닉을 갖췄다. 특히 에미트와 포웰의 경우 볼 소유욕이 높지 않고 팀 공격 밸런스를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실제 개막전서도 그런 모습이 드러났다. 대신 김태홍과 정희재 등이 지키는 골밑은 크게 약화됐다. 김일두는 고관절 부상으로 시즌 아웃.
SK에 김선형이 자취를 감추면서 특유의 빠른 공수전환과 화려한 속공 마무리는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대신 쇼타임은 KCC가 맡았다. 친정에 돌아온 전태풍은 특유의 화려한 테크닉을 드러냈다. 외곽슛 셀렉션도 나쁘지 않았다. 효율성이 높았다. 김태술이 빠진 상황서 1~2번 역할을 사실상 홀로 도맡았다. 기 막힌 어시스트도 선보였다. 에미트는 프로아마최강전서 확인한 그대로였다. 수비수 1명은 가볍게 제쳤다. 스텝 자체가 화려했고, 유연성을 바탕으로 크지 않은 키에도 플로터를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이는 SK의 좋지 않은 수비조직력을 공략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승수는 SK가 챙겼다. 하승진이 없는 KCC 높이는 확실히 한계가 있었다. 경기 전 추승균 감독은 "어떻게 막아도 미스매치가 된다. 그럴 바에야 한 선수라도 확실히 맡겠다"라고 했다. 대신 김태홍과 정희재의 성장을 기대했다. 하지만, SK는 KCC의 골밑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반전은 없었다. 사이먼이 골밑에서 자리를 잡으면 사실상 한 골이었다. KCC로선 전태풍과 에밋의 존재감을 확인했으나 골밑 수비와 제공권에서 절대적인 과제를 안았다. 또한, KCC는 테크니션의 분전에도 높이 열세로 원활한 볼 흐름을 지속적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골밑 수비의 조직력에도 문제가 있었다.
사실 SK의 경기력도 썩 좋지는 않았다. 김선형, 주희정이 동시에 빠진 공백이 컸다. 이정석, 권용웅, 최원혁 등이 애썼지만, 무게감이 떨어졌다. 결국 내, 외곽 공격이 단절되고 유기성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기계적으로 사이먼에게 공을 투입하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았다. 수비 역시 KCC 테크니션들을 극복할 정도의 조직력을 갖고 있지 않았다. 지역방어를 사용해 재미를 봤지만, 좀 더 검증을 받아야 한다. 경기 막판 김민구와 에미트를 막지 못해 맹추격당한 건 수비 중심이 완벽히 무너진 결과였다.
그럼에도 박승리의 내, 외곽 공헌도가 높았다. 시종일관 리바운드를 걷어냈고, 볼 운반에 외곽 수비에서도 중심을 맡았다. 이 부분은 KCC의 공격을 둔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 여기에 사이먼의 변함 없는 골밑 장악, 이적생 오용준의 알토란 득점 등이 돋보였다. 스펜서의 위력도 나쁘지 않았다. 즉, SK는 김선형과 헤인즈가 없어지면서 공격의 화려함은 떨어졌지만, 사이먼을 앞세워 나름의 내실을 갖고 있었다. 다만, 수비력은 여전히 강력한 폭발력과 높이를 갖춘 상대를 만나봐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듯하다.
[전태풍(위), 사이먼(아래). 사진 = 잠실학생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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