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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하품으로 시작해 환호로 끝난 ‘노스웨스트더비’였다. 물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 입장에서 말이다. 지루했던 전반전이 지나고 후반전에 모두 4골이 터졌다. 영리한 세트피스로 선제골이 나왔고 도전적인 패스가 늘면서 안드레 에레라가 페널티킥 추가골이 기록했다. 그리고 큰 관심을 모았던 3500만파운드 사나이 앙토니 마샬은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포메이션
웨인 루니가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마루앙 펠라이니가 ‘9번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중원에선 마이클 캐릭이 복귀했고 모건 슈나이덜린은 벤치에 대기했다. 또한 가장 비싼 10대 공격수 마샬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리버풀도 부상 공백이 컸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조던 핸더슨 자리에 루카스 레이바를 배치했다. 또 필리페 쿠티뉴와 아담 랄라나의 포지션은 각각 엠레 찬과 대니 잉스가 대신했다. 포백 수비는 변화가 없었다.
#전반전
전반전은 역대급 지루함 속에 진행했다. 맨유는 도전적인 패스보다 공을 돌리고 점유율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다. 맨유는 전반과 후반의 패스 숫자의 차이가 컸다. 전반에는 341개로 리버풀(222개)보다 훨씬 많았다. 경기를 점유했다는 이야기다. 반면 후반에는 271로 100개 이상 줄었다. 템포도 느렸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앨런 시어러는 “맨유의 패스는 너무 느렸다. 앞으로 향하는 종패스보다 옆과 뒤로 향하는 패스가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2선 공격수들의 움직임도 도전적이지 못했다. 앞으로 나가지 않고 뒤로 나와 공을 받기 일쑤였다. 또한 마루앙 펠라이니가 최전방에 서면서 불확실한 롱패스 횟수도 이전보다 많았다.
핵심 선수들 없이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 나선 리버풀은 더 소극적이었다.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배치했고 조단 아이브 같은 윙어보다 9번 공격수에 가까운 대니 윙스가 측면에 섰다. 확실한 공격자원을 잃은 상황에서 로저스 감독은 수비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그로인해 역습시 공격으로 나가는 스피드가 부족했다. 벤테케가 전방에서 공을 소유해도 2선의 합류가 늦으지면서 공격 템포가 계속해서 끊겼다. 전반전이 지루했던 이유 중 하나다.
#후반전
루이스 판 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멤피스 데파이를 빼고 애슐리 영을 투입했다. 데파이는 리버풀 우측 풀백 나다니엘 클라인과이 대결에서 고전했다. 1대1 대결은 3번 모두 실패했고 박스 안으로 향한 크로스도 4차례 중 1번 밖에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영은 투입 후 3분 만에 드리블 돌파로 파울을 얻어냈고 맨유는 아주 영리한 세트피스 전술로 달레이 블린트의 첫 골을 이끌었다.
후반 들어 맨유는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의 숫자가 늘었다. 후반 25분 에레라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안정적인 패스를 선호했던 캐릭이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에레라에게 날카로운 전진패스를 시도했다. 이는 캐릭이 이날 유일하게 상대 페널티지역 안으로 성공한 패스이기도 했다. 맨유가 두 번째 골을 성공한 사이 양 팀은 교체로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리버풀은 피르미누를 빼고 아이비를 내보냈다. 맨유는 마타를 불러들이고 마샬에게 데뷔전 기회를 줬다.
피르미누는 루크 쇼의 전진을 막는데 집중했다. 8번의 태클은 그가 수비적으로 얼마나 신경을 써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아이브는 피르미누보다 공격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의 크로스는 벤테케의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연결됐다. 판 할 감독은 먀살을 최전방에 세웠다. 펠라이니가 내려왔고 에레라가 우측으로 이동했다. 마샬은 9.5번 공격수처럼 전방에 머물지 않고 측면으로 자주 이동했다. 우측 사이드에서 6번 공을 받았던 그는 후반 41분 왼쪽 지역에서 영의 패스를 받은 뒤 리버풀 센터백 스크르텔을 완전히 무너트리고 티에리 앙리처럼 오른발로 골문 하단 구석을 갈랐다.
#마샬
마샬의 데뷔전은 이보다 좋은 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인 결과를 낳았다. 1번의 개인 돌파를 시도해 스크르텔을 제쳤고 1개의 슈팅으로 1골을 터트렸다. 마샬의 도전적인 드리블 시도는 전반과 달라진 맨유의 후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또한 리버풀의 측면에서는 수비적으로 공헌이 컸던 피르미누의 공백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쨌든 환상적인 데뷔골로 마샬은 자신을 향해 우려의 눈빛을 보냈던 언론과 팬들을 놀라게 했다. 더구나 그 상대가 맨유의 가장 큰 라이벌 중 하나인 리버풀과의 노스웨스트더비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임팩트는 더욱 컸다. 맨유 팬들은 마샬의 등장을마음껏 기뻐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경우 1경기를 치렀을 뿐이고 리버풀의 공수 밸런스가 깨진 상황이었던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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