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박희순 아닌 연출 박희순의 감성이 뮤지컬 '무한동력'을 통해 드러났다.
박희순은 최근 뮤지컬 '무한동력'을 통해 배우가 아닌 연출에 도전했다. '무한동력'은 무한동력기관을 만드는 괴짜 발명가의 하숙집에 모여든 '아직 미생도 되지 못한 청춘들'이 녹록하지 않은 현실을 헤쳐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지만 감동적으로 그린다.
무대에서 직접 관객들을 만나는 것과는 또 다른 소통을 위해 과감한 도전을 한 박희순은 첫 도전에서 비교적 안전한 길을 택했다. '무한동력'은 이미 웹툰을 통해 인기를 얻은 작품이기 때문.
'무한동력'은 웹툰 연재 당시 젊은 층의 큰 공감을 얻으며 네이버 웹툰 평점 9.9점, 매회 댓글 수 1만건 이상을 기록했던 화제작이다. 또한 2013년 임슬옹, 김슬기, 안내상이 출연한 삼성 SNS 드라마로 방영되며 드라마 누적 조회수 550만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부담감은 덜어냈을지 몰라도 원작이 있기 때문에 연출자로서의 고뇌는 더 깊어졌을 것이다. 장르가 다른 만큼 확실히 표현에 있어 차이점이 있을 수밖에 없기에 그 간극을 조율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 또 뮤지컬 무대에는 처음 올려 창작극인 만큼 그 부담은 더 컸을 것이다.
이와 관련, 박희순은 "첫 연출이고 창작극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공연은 작품이 무대에 올라가면 수정하기가 힘들다"며 "마음에 드는 부분도 있고, 고치고 싶은 점도 있는데 탄탄한 원작과 음악이 잘 어울리고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줘서 나름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박희순은 그렇게 본인 나름의 어려움 속에서 공연을 올렸다. 배우 박희순에 대한 편견 없이 연출 박희순으로서의 그의 첫 작품은 감성이 돋보였다. 다양한 인물을 한데 녹였고, 따뜻한 감성 그 자체를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괴짜 발명가 한원식이 무한동력기관을 만들며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가운데 그와는 반대로 꿈 앞에서 좌절하는 청춘들의 모습이 현실적으로 그려졌다. 대기업 취직을 바라지만 쉽지 않은 취업 문턱에 좌절하는 장선재를 비롯 하숙생 진기한, 김솔이 꿈 앞에서 망설이고 혹은 또 다른 길을 걷게 되는 모습이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또 고등학생 한수자와 한수동이 집안 형편으로 인해 좌절하는 모습 역시 남 일 같지 않다.
하지만 '무한동력'에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이 좌절 끝에서 희망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하숙집에서 부대끼며 사는 만큼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에너지가 있다. 무한동력 기관 개발은 어려울지 몰라도 이들의 열정과 사랑은 무한 에너지를 내뿜어 보는 이들까지 힐링시킨다.
재능과 열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회에서 부침을 겪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곧 우리 이야기다. 때문에 더 공감대를 느끼고 오히려 희망을 안고 가는 힐링의 감성을 전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인물의 이야기가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게 연출한 박희순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무한동력'은 소극장 무대에 걸맞게 공간을 잘 활용했다. 계단과 2층 구조물로 공간을 넓게 사용했고, 무한동력 기관을 중심으로 한 무대가 전체적으로 따뜻해 작품이 주는 분위기와도 잘 어우러진다.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기 때문에 대사 및 음악 역시 어렵지 않다. 대중적이고 이해하기 쉽다. 코믹적인 요소도 적재적소에 배치돼 조화를 이뤘다.
한편 뮤지컬 '무한동력'에는 배우 박영수 박정원 이상이 김태한 이한밀 허규 이강욱 유제윤 박란주 함연지 안은진 김다혜 김지웅 김경록이 출연하며 2016년 1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TOM 1관에서 공연된다.
['무한동력' 박희순, 공연 이미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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