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길 아니었는데"…스무살 청년 YB, 음악으로 버텼다(종합)

[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더 청년다운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6일 오후 서울 강남 일지아트홀에서 20주년 기념 콘서트 ‘스무살’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어느덧 스무살이 된 밴드 YB는 “그간 걸어온 길이 쉽지만은 않았는데, 잘 견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베이스 박태희는 “현장 속에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게 뿌듯하다. 아련한 팬들의 사랑이 컸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스무살 청년이 된 YB는 앞으로 더 청년다운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타 허준은 “20년 중에 15년을 함께 하고 있는데, 이제 조금 밴드가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공연할 때나 음악 만들 때 예전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 조금 더 오래 음악을 같이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또 유일한 외국인 멤버인 스캇 할로웰도 “나는 YB와 함께 한지 10년이 됐다. 난 반을 함께 했다. 전 세계적으로 20년이 된 밴드가 많지 않은데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윤도현은 이처럼 20년이나 밴드를 이어온 비결에 대해 “우리도 20년이나 할 줄 몰랐다. 20년, 30년 이어가야 겠다는 의지도 없었다. 그냥 하다보니 이렇게 됐다. 매일 순간 순간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든 잘 풀려고 노력했다. 가장 중요한건 서로 음악에 대한 열정이 비슷했다는 것이다. 수익분배도 공정하게 했다. 시작을 잘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멤버들은 입을 모아 20년간 활동하면서 “평양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목소리를 냈다. 의도한다고 쉽게 성사되는 일이 아닌 만큼, 또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기회인 만큼 YB에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또 박태희는 “지금 YB 멤버는 다섯명이지만, 보이지 않는 원년멤버들이 있다. 그들이 록을 할 수 있게 좋은 거름을 뿌려줬다”고 강조하며 과거 팀 해체 위기를 겪었던 당시를 떠올렸다. 박태희는 “팀 해체 마지막 순간이 생각난다. 당시 멤버들이 무대에서 다 울었다”고 고백했다.

윤도현 역시 “지난 2000년 해체 즈음해서 굉장히 힘들었다. 내 인생은 모두 음악이었는데 다 끝나는건가란 생각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힘든 순간으로는 MBC ‘나는 가수다’ 출연 당시를 꼽았다. 짧은 기간 내 결과물을 내야 했던 만큼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시달렸다는 것. 스캇은 “그땐 정말 힘들었는데, 단합도 잘 되고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비록 괴로운 시간이었을지라도, ‘나가수’는 YB를 한층 더 성장하게 해줬다. 방송을 통해 자주 노출되면서 친근한 밴드가 됐고 인기도 훨씬 높아졌다. 비주류인 록 음악을 하면서 주류로 인정받으며 여러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 이와 관련, 윤도현은 “월드컵과 MBC ‘나가수’가 우리를 살렸다. 그러나 그 두개만 있었으면 안됐을 것이다. 클럽 공연이나 대학 무대는 물론이고 어제만 해도 신도림 역 앞에서 공연을 했는데, 내가 왜 음악을 하는지 존재해야 하는지 이유를 찾았다. 가까이 대중 앞에서 라이브 공연을 했던게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YB는 앞으로도 꾸준히 음악에 매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윤도현은 “사실 록은 이제 주류 음악과 멀어졌다고 생각한다. 록밴드 꿈꾸는 후배들이 ‘이걸 해도 되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그들에게 어떻게 하라는 얘기보다는, 우리가 끝까지 잘 열심히 해서 버틸테니 하고 싶다면 과감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바람들 드러냈다.

YB는 해외 활동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윤도현은 “밑 빠진 독에 물붓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모든 것의 가치가 돈으로만 환산 되는건 아니다. 돈을 못버는 건 경제적 낭비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런 활동을 하지 않았으면 20년 동안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 동안 우리 안의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이겨내고 돌파하고 도전하면서 더 단단해졌다. 음악적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가시적으로 보이는 성과는 없지만, 안에서는 성과를 가지고 20년을 버텼다”며 뿌듯함을 표현했다.

특히 YB는 계속해서 사회 참여도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도현은 “20대 초반에는 사회 참여를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르는게 많았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활동했다. 살아오면서 솔직히 많은 경험들을 하고 있는데, 일부러 ‘우리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그건 우리를 가두는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살아가는 이야기를 계속 할 것이다”고 앞으로의 YB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YB는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리는 YB 20주년 콘서트 ‘스무살’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군산, 창원, 원주, 김해, 의정부, 연천, 성남 등 10여개 도시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연말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 = 디컴퍼니 제공]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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