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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 '돌연변이'(감독 권오광 제작 영화사 우상 배급 필라멘트픽쳐스)는 이광수의 생선인간 열연 못지 않게 예상외로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한다.
'돌연변이'는 약을 먹고 잠만 자면 30만원을 주는 생동성 실험의 부작용으로 생선인간이 된 박구(이광수)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스스로 '한국형 극현실 재난영화'를 표방한 '돌연변이'는 한국의 현실에 맞는 여러 사회 문제들을 담아냈다.
영화는 20대의 청년실업 문제를 매스컴에서 다루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진(박보영)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며 옥탑방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그러면서 영화 단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박구를 만나게 된다.
박구는 생체실험의 피해자이지만, 연구원들은 그를 은폐하려하고 현실에 찌든 주진은 연구소에 전화를 걸어 "박구 넘기면 얼마 줄 수 있느냐"라며 딜을 한다. 주진 외에도 박구의 아버지(장광), 박구를 생선인간으로 만든 변박사(이병준)까지 박구를 둘러싸고 그를 인간이 아닌 생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이들은 결국 피해자인 박구를 이용하려 하고, 권오광 감독은 이를 통해 돌연변이처럼 비틀어진 사회를 표현했다.
영화 속에서는 박구를 바라보는 다양한 집단의 모습이 사실감있게 그려진다. 그의 모습을 단순히 재미있어하는 시민들과 그를 영웅처럼, 혹은 스타처럼 여기며 사인을 받는 사람들, 그리고 종북세력의 주범이라며 거리에서 박구를 타도하는 사람도 생겨나고 사이비 종교에서는 박구 속에 있는 악마적 기운을 빼내기 위해 그를 마구 때리는 등 순식간에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생선인간이라는 황당무계한 판타지적 이야기와 실제 있을 법한 사회적 모습들을 적절히 배열, 이들의 모습을 기자 상원(이천희)가 카메라 화면으로 담는다. 상원 또한 노조운동으로 방송국에 일할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들어간 임시직으로, 진실을 좇는 진짜 기자가 되고 싶어하는 캐릭터다.
'돌연변이'는 욕심으로 인해 벌어진 결과물인 생선인간, 경제적으로 안정된 공무원이 되기 위해 적성과 상관없이 공부하는 주진, 남들이 인정하는 기자가 되고 싶은 상원, 세 사람을 통해 인간의 가치와 인권의식에 대해 전한다. 또 SNS와 매스컴을 통해 변덕스럽게 변하는 대중들의 심리와 태도를 풍자적으로 그려내 현실적 공감을 이끌어낸다.
박구를 연기하는 이광수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제대로 자신의 얼굴이 나오지 않는다. 내내 풀이 죽은 어깨와 목소리, 떨리는 손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그동안 예능에서만 보였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배우로서 오랜만에 선 굵은 연기를 펼쳤다. 또 박보영은 드센 주진 역할을, 이천희는 박구의 심리를 대변해주는 중요 인물로 등장해 좋은 합을 보였다.
'돌연변이'를 연출한 권오광 감독은 제66회 칸 국제영화제 단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세이프'의 각본가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 '돌연변이'는 올해 열린 제40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고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부문에도 초청됐다. 오는 22일 개봉 예정.
[영화 '돌연변이' 포스터(위) 스틸. 사진 = 필라멘트픽쳐스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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