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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쟤 말이야, 너무 낭만적이다"
배우 유아인의 유행어가 또 생겼다. 영화 '베테랑'에서 조태오가 코웃음을 치며 읊조렸던 "어이가 없네"를 능가하는 대사다.
19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 5회에서는 성인이 된 이방원(유아인), 분이(신세경), 땅새(이방지/변요한), 무휼(윤균상)이 본격 등장했다.
어린 시절 정도전(김명민)을 만나 각성한 이방원은 조금은 달라진 느낌이었다. 어릴 때처럼 용맹하긴 했지만 더 부드러워진 모습이었다.
어린 이방원이 악랄한 유생들을 죽인 뒤 "이제부터 시작이지비"라며 서슬푸른 표정으로 당당히 걸어갔던 탓에 성인이 된 뒤 더 막강해졌을 이방원을 기다렸던 시청자들에게는 다소 부드럽게 다가왔다.
'신조선' 지도를 발견하고는 설레고 벅찬 마음을 드러내는 어린 아이 같은 모습, 모든 것이 궁금한 듯한 표정, 호위무사 조영규(민성욱)와 진지하기보단 코믹하게 호흡하는 모습 등은 이방원이 보여줄 묵직한 이야기와는 또 다른 가벼움이었다.
그러나 5회에서는 칼을 갈고 닦은 이방원의 내공이 돋보였다. 왜구인척 고려 사람들을 노예로 끌고 가려는 이들을 처단하고, 그 과정에서 카리스마가 넘쳐 흘렀다.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논리로 맞섰다.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유아인의 이방원이었기에 그 강렬함은 더했다.
가벼움으로 웃음을 주다가도 카리스마로 묵직함을 선사했다. 강약조절이 완벽한 그의 연기 및 이야기 전개가 시청자들을 쥐었다 폈다 하며 재미를 줬다.
그런 이방원에게 감성적인 부분까지 더해졌다. 잔다르크를 능가하는 분이와 만나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개혁 의지가 불타오른 것. 백성들의 곡식 가마니를 빼앗아간 것에 대한 분노로 관아 곡식 창고에 불을 지르고, 백성의 입장에서 이방원에게 일침을 가하는 분이에 대한 마음이 감성적으로 꿈틀댄 것이다.
돌아서는 분이를 지켜보던 이방원은 완전히 반한 표정이었다. 사랑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또 다른 감정을 느낀듯 했다. 정도전에 이어 또 다른 잔트가르(최강의 사내)를 발견했다는 듯 눈빛이 반짝거렸다. 그의 입에선 "쟤 말이다. 너무 낭만적이다"라는 진심이 튀어나왔다. 순수하고 감성적인 말이었다.
용맹함과 유쾌함이 오가는 완급조절 속에서 낭만의 감성이 더해지니 이방원은 시청자들에게 더 강렬하게 각인됐다. 신조선을 세우려는 이방원의 개혁 의지, 그를 각성하게 하는데 보탬이 된 당찬 분이에 대한 대한 순수한 마음이 "낭만적이다"라는이 대사를 통해 더 효과적으로 전달됐다.
영화 '베테랑'에서 체불된 임금을 받으러 온 배기사에게 자신의 마음을 맷돌의 어이를 예로 들며 "어이가 없네"라고 돌려 말하던 조태오의 강렬했던 대사 만큼이나 강렬한 대사, "낭만적이다"였다.
한편 SBS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육룡이 나르샤'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육룡이 나르샤' 유아인. 사진 = SBS 방송캡처]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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