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5회 빅이닝이 결정적이었다.
2년만에 한국시리즈에 복귀한 두산. 절체절명의 승부처는 5회였다. 1-2로 뒤지던 두산은 대거 5득점, 승부 흐름을 확실히 돌렸다. 일반적으로 빅이닝을 한 이닝에 4~5득점 이상 올리는 것으로 정의한다면, 두산의 빅이닝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9회(6득점) 이후 처음이었다. 그 한 차례 빅이닝이 두산의 한국시리즈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차전과 3차전은 양의지 부상이라는 악재가 있었다. 그걸 떠나서 최정예 투수들이 나오는 포스트시즌서 빅이닝을 만들어내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엄청난 응집력과 벤치의 판단, 선수들의 호흡이 유기적으로 맞아떨어져야 한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9회 6득점은 4점 뒤진 절체절명의 위기서 나왔다면, NC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 5회 5득점은 1점 열세였으나 NC의 기세를 중반에 완벽히 누르는 효과가 있었다.
단기전 최종전. 작은 기회라도 놓치면 안 되는 경기. 마운드 보직은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더구나 NC 선발투수는 재크 스튜어트. 2차전서 단 3개의 안타만 뽑아내며 완투승을 헌납했던 상대. 3회까지는 완벽하게 눌렸다. 4회 양의지의 솔로포로 1점을 뽑아냈으나 흐름을 장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5회 폭발이 더욱 극적이었다.
김재호와 정수빈이 연이어 2루타를 뽑아내며 간단히 동점을 만들었다. 허경민과 민병헌의 출루로 만루 찬스. 김현수가 스튜어트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선상 결승 2타점 2루타를 뿜어냈다. 4번타자답게 결정적인 순간 폭발했다. 이어 희생플라이, 내야 땅볼 등을 묶어 5점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김태형 감독은 볼넷으로 출루한 발 느린 홍성흔을 장민석으로 교체했고, 오재일의 2루수 땅볼 때는 치고 달리기 작전을 걸어 병살타를 방지했다. 타자들의 집중력과 벤치의 적절한 지시가 돋보였다.
두산 마운드는 이후 추격을 허용하며 쫓겼다. 그러나 추가점이 터지면서 5회 잡은 리드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2년만의 한국시리즈에 복귀했다. 돌이켜보면 5회 빅이닝이 그만큼 소중했다. 수치로 계량되지 않는 두산 타선의 진정한 저력이기도 하다.
[두산 선수들. 사진 = 창원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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