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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한 떨기의 꽃이 피어나기 위해선 얼마나 많은 흔들림이 필요할까.
가수의 꿈을 꾸며 기타를 만지던 소녀는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이라는 깜찍한 고백을 하며 3단 고음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귀여운 댄스로 발랄하게 다가왔지만, 소녀의 히든카드는 '목소리'였다. 매력적이고, 귀를 사로잡는 목소리는 가수 아이유의 '정체성'이 됐다.
노랫말을 끄적거리고, 멜로디를 만들던 아이유는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 '내 손을 잡아'로 작곡가 데뷔했다. 이후 '복숭아', '삼촌', '길 잃은 강아지', '마음' 등 자작곡들을 조금씩 내놓더니, 결국은 직접 프로듀싱 해 네 번째 미니앨범 '챗셔'(CHAT-SHIRE)를 발매했다. 컴백 관련 토크에서 아이유는 "내 인생에 이 앨범 하나 남는다고 해도 '잘 했다' 할 만큼 열심히 만들었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소감을 전하며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더불어 아이유는 수면, 식생활에 있어 장애를 느꼈다고 털어 놓으며 첫 앨범 작업에 스트레스와 고충이 컸다고도 했다.
1번 트랙부터 9번 트랙의 노래들, 앨범 콘셉트, 재킷 커버 등 아이유의 손이 구석구석 닿은 앨범은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 정상을 휩쓸었다. 다양한 장르가 담긴 이번 앨범은 여러 시각의 해석과 평가를 이끌어 내며 뮤지션으로서 아이유의 진가를 입증해 냈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신보 보너스 트랙 '투애니쓰리'(Twenty three)가 지난 2007년 발표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김미 모어'(Gimme more)의 백보컬 및 추임새 등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소속사 로엔트리 측은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브리트니 스피어스 측에 해당 목소리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것이 맞는지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다. 확인 결과 샘플링이 맞다면 클리어런스 작업을 통해 정확한 출처를 명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오해를 줄이기 위해 언급하면, '투애니쓰리' 트랙의 작곡과 편곡은 작곡가 PJ와 이종훈이 맡았다. 아이유는 작사에만 참여했다고 명시됐다. 그렇지만 이 같은 사실로 '샘플링 의혹'의 책임을 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유는 이번 신보의 전체 프로듀싱을 맡은 '대표 프로듀서'이기 때문이다. 프로듀서는 모든 곡의 시작부터 끝을 다 알고 있어야 했다. 다행인 것은 아이유와 소속사 모두가 실수를 곧바로 인정하고,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실수에 대한 인정과 시정이다. 프로듀서로서 첫 발을 뗀 아이유는 이번 일을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으면 된다.
아이유는 앨범 발매 후 '스물 셋' 100명의 팬들과 만난 자리를 '한 떨기 스물셋'으로 명명, 이 과정을 '꽃'으로 비유했다. 한 송이 꽃은 그저 피어날 수 있는 게 아니다. 햇빛, 물, 바람 등을 통해 수 백번, 수 천번 흔들려야 궁극의 아름다움을 머금은 꽃으로 생동할 수 있다.
[가수 아이유. 사진 = 로엔트리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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