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윤욱재 기자] "9회에 이렇게 역전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역대 한일전에 길이 남을 명승부였다. 8회까지 끌려 다니다 9회에 뒤집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했다.
승자는 한국이었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벌어진 2015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4-3으로 승리했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의 명언을 떠오르게 한 경기. 한국은 0-3으로 뒤지다 9회초 대거 4득점하면서 역전에 성공했는데 그 도화선을 그은 선수가 바로 정근우였다.
무사 1,2루 찬스에서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한국에 첫 득점을 안겼다.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등판해 155km의 강속구로 한국 타선을 막던 노리모토 다카히로에게 일격을 안긴 한방이었다.
"긴장이 됐다. 독박을 쓰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당시 타석에서의 부담을 말한 정근우는 "하지만 개막전 때 상대해본 투수(노리모토)였다. 초구 슬라이더에 헛스윙을 하고 나서 변화구 타이밍을 노렸다. 직구가 올지 슬라이더가 올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2구째 포크볼이 밀려 들어왔고 잘 맞았다"라고 타점을 올린 상황을 말했다.
이어 그는 "내 뒤에 잘 치는 타자들이 많으니 한방이 나오면 역전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기회만 이어가려고 했는데 운 좋게 코스가 좋아서 2루타가 됐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한국 선수들은 오타니에게 삼진 11개를 당하는 등 8회까지 무득점에 그쳤다. 오타니의 벽을 넘어야 하는 부담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정근우는 "5회까지 소화불량에 체한 느낌이 있었다. 내가 그랬으니 후배 선수들은 오죽했겠나. 오타니는 개막전보다 더 좋은 공을 던졌다"라고 말했다.
수많은 국가대표 경기에 나선 정근우도 감격에 젖은 듯 했다. "한일전에서 9회에 이렇게 역전한 것은 처음인 것 같다"는 그의 말에서 이날 경기는 베테랑과 신예를 가리지 않고 모든 선수들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명승부라는 걸 알 수 있게 한다.
[정근우가 19일 오후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진행된 야구 국가대향전 '프리미어 12' 대한민국 vs 일본의 준결승 경기 9회초 무사 1,2루서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 = 일본 도쿄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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