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찬 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의 길목에서 가수 신승훈의 신보를 트랙 1부터 12까지 차례로 정주행 하기를 추천한다. 이번 신승훈의 정규 11집 '아이엠 앤드 아이 엠'(I am...& I am)은 그의 음악 인생에서 1집과 같이 초심으로 돌아가 만든 12곡이 담겼다. 정규 10집에서 11집이 나오기까지 9년이나 걸렸다. 그 만큼 가수로서 신승훈의 고민과 도전, 변화가 많이 엿보인다. 발라드를 듣기 딱 좋은 시기가 도래했다. 플레이리스트에 신승훈의 신보를 다 담아 봤다.
▲CD1 '아이엠'(I am)
1TRACK 이게 나예요
작사 신승훈, 심현보 작곡 신승훈, 디어(d.ear) 편곡 이현승
CD1의 타이틀곡으로, 신승훈 특유의 발라드다. '아이 빌리브'(I Believe)의 속편과 같은 느낌. 절제된 이별감성이 더 아프게 느껴진다. 이 곡에 대해 신승훈은 '울어라 울어라 하지 않아도 울게 만들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많이 걷어내고, 슬픔을 꾹꾹 눌러 놓은 노래다. 피아노, 오케스트라, 밴드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소리를 빼곡하게 채웠지만, 이들은 뒤에 깔아지고 신승훈의 목소리가 전면에 나와 있다. 미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2TRACK 해, 달, 별 그리고 우리 (With 김고은)
작사 정준일 작곡 정준일 편곡 권영찬
배우 김고은과 함께 한 노래. 꽉 차 있는 신승훈의 목소리와 빈 공간이 매력적인 김고은의 목소리가 잘 어우러졌다. 쉼이 필요한 깊은 새벽 듣는 것을 추천한다. 사랑을 속삭이는 남녀의 목소리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두 사람의 현재를 찬양한다. 맹랑한 영원을 약속하기 보단 분명히 확실한 현재의 사랑에 집중하게 한다. 따뜻한 멜로디가 아름다운 동화를 연상케 한다.
3TRACK 사랑이 숨긴 말들
작사 양재선 작곡 신승훈, 권태은 편곡 디어(d.ear)
평범하지 않은 재즈넘버. 신승훈식으로 해석되고 만들어진 재즈를 엿볼 수 있다. 살금살금 걷는 피아노에 베이스의 뒤뚱거리는 워킹이 몽환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오랜 동반자인 양재선 작사가의 노랫말이 슬프게 아름답다. 커피 한 잔과 어울리는 노래.
4TRACK 아미고(AMIGO)
작사 김이나 작곡 신승훈 편곡 황성제, 신승훈
'엄마야'를 잇는 '아미고'는 흥겨운 디스코 넘버. 친구라는 의미의 라틴어인 '아미고'는 남자가 이른바 '여사친'(여자사람친구)에게 하는 충고를 가사에 녹였다. 더불어 자기 홍보도 잊지 않는 센스. 발라더 신승훈의 남다른 '흥'을 느낄 수 있다. 고개를 까딱까딱 흔들며 듣기 좋다.
5TRACK 우쥬 메리미(Would You Marry Me)
작사 양재선 작곡 신승훈 편곡 정수민
결혼하고자 하는 신승훈의 의지를 오롯이 담아낸 곡. 신승훈은 '결혼하려고 이 곡을 만들었다'고 설명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프러포즈송이라기엔 조금 슬픈 분위기지만, 신승훈 보이스 특유의 장점이 극대화 됐다. 사족을 단다면, 한 여자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신승훈의 모습을 본다면 이 곡의 존재가치는 그것으로 다한 것 같다.
6TRACK 아이 윌(I Will)
작사 윤사라, 양재선 작곡 신승훈, 권태은 편곡 황성제, 신승훈
지친 삶을 위로하는 힐링송. 풀 오케스트라의 선율에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가사가 일품이다. '눈물 나는 날에도 길을 잃은 날에도 내가 곁에 있을게 아이 윌'이라는 가사가 위로를 건넨다. 멜로디와 어우러진 신승훈의 목소리에서 일면 웅장하고 비장한 느낌도 든다. OST로도 잘 어울릴 것 같다.
▲CD 2 '앤드 아이 엠'(& I am)
1TRACK 마요 (Feat. 빈지노)
작사 신승훈, 제피(Xepy), 빈지노(Beenzino) 작곡 신승훈 편곡 황성제, 신승훈
두 번째 씨디의 타이틀곡. 래퍼 빈지노와 함께 한 노래. 멜로우 힙합 장르다. 신승훈의 새로운 창법이 빈지노의 래핑과 어우러져 새로운 시너지를 냈다. 신승훈의 새로운 도전이 재미있고 신선하다. 마음을 열지 않는 여자를 기쁨으로 기다리는 남자의 마음을 담았다.
2TRACK 러브 어게인(Love Again)
작사 신승훈, 양재선 작곡 신승훈, MELODESIGN, 킵루츠(Keeproots), Fascinating 편곡 MELODESIGN, 킵루츠(Keeproots), Fascinating
멜로우 비트에 재지한 일렉 기타의 코드워크가 예상을 깬다. 곡 중간 변조를 주며 전혀 다른 사운드를 선보이는데 이 같은 전개가 다소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정신을 꽉 잡고 듣지 않으면 어지러울 수도 있다. 실험적이고, 몽환적이다. 다양한 장르가 혼합돼 한 곡으로 만들어졌다는 게 신기하다.
3TRACK 헬로 헬로 헬로(Hello, Hello, Hello)
작사 심현보 작곡 신승훈, 권태은 편곡 신승훈, 정수민
인사를 세 번 한다. 25년차 가수 신승훈이 팬들에게 전하는 안부와 위로를 강조한 제목. '언제나 그대의 마음이 안녕하길, 아픈데 없이 늘 편안하길, 시간은 우리 앞에 아름답게 쌓여가길, 돌아보면 그 길이 반듯하길'이라는 가사가 따뜻하다. 후반부 코러스의 '헬로 헬로 헬로'가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웅장함을 더했다.
4TRACK 타임 이즈 마인(Time Is Mine)
작사 심현보 작곡 신승훈, 황성제 편곡 황성제, 신승훈
펑키한 기운이 넘치는 곡. 현대의 바쁜 일주일을 재미 있게 표현한 가사가 진취적인 기운을 준다. 월요일 아침 등교길 혹은 출근길 들어보길 추천한다. 빠른 비트를 따라 손가락 운동을 하며 신승훈의 목소리에 힘을 얻어 보자.
5TRACK 인터스텔라(Interstellar)
작사 최은하 작곡 신승훈, MELODESIGN 편곡 MELODESIGN
브릿팝 느낌의 곡. 남녀의 사랑을 우주에 빗대어 표현했다. 신승훈의 또 다른 음악세계와 한정되지 않은 작곡 능력을 엿볼 수 있다. 신승훈이 밴드 넬의 노래를 부른다면 흡사 이런 기분이 들까 싶다. 넬이 이 노래를 불러도 잘 어울릴 것 같다.
6TRACK 우쥬 메리미(Would You Marry Me, Neo Ver.)
작사 양재선 작곡 신승훈 편곡 디어(d.ear)
CD1의 '우쥬 메리미'와 멜로디, 목소리가 완벽하게 똑같지만 편곡과 창법의 변화만으로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두 곡을 연달아 비교해 들어 보면 음악적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가수 신승훈 정규 11집 '아이엠 앤드 아이 엠'(I am...& I am) 재킷 커버. 사진 = 도로시컴퍼니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