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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위르겐 클롭의 리버풀이 사우스햄튼을 6-1로 대파하며 또 한 번 ‘콥(Kop)’을 흥분시켰다. 무엇보다 ‘선수’와 ‘상대’에 따라 변화하는 클롭의 전술이 인상적이었다. 실제로 안필드 부임 후 클롭은 4-2-3-1부터 4-3-2-1, 4-3-3을 잇따라 사용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4-4-2 다이아몬드 투톱을 가동하며 ‘유리몸’ 다니엘 스터리지와 ‘미운오리’ 디보크 오리지의 화력을 극대화했다. 무려 6골을 폭발시킨 클롭의 4-4-2 다이아몬드를 분석한다.
#베스트11
부상에서 돌아온 스터리지와 함께 오리지가 최전방에 섰다. 그리고 공격형 미드필더로 아담 랄라나가 자리했다. 미드필더에선 엠레 찬과 조 앨런이 앞에 서고 그 뒤를 루카스 레이바가 받쳤다. 포백 수비는 변화가 크지 않았다. 나다니엘 클라인 대신 코너 랜달이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가운데 마틴 스크르텔, 데얀 로브렌, 알베르토 모레노가 포진했다. 골키퍼도 시몽 미뇰렛이 벤치에 앉고 아담 보그단이 장갑을 꼈다.
#경기요약
조금은 낯선 전술 탓인지 리버풀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전반 1분 만에 사디오 마네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후에도 전반 중반까지 사우스햄튼이 크로스와 높이를 활용해 리버풀을 괴롭혔다. 하지만 전반 25분을 기점으로 흐름이 180도 바뀌었다. 스터리지가 4분 사이 2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뒤집었고 전반 45분 모레노의 강력한 왼발 슈팅이 오리지의 발 끝을 스치며 3-1이 됐다. 그리고 후반에도 경기를 지배한 리버풀은 오리지의 멀티골과 교체로 들어온 조던 아이브가 한 골을 더하며 6-1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4-4-2 다이아몬드
앞서 언급했듯이 클롭은 올 시즌 처음으로 투톱을 가동했다. 경기 후 클롭은 “새로운 시스템이었다.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세운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스완지시티전과는 분명 다른 변화였다. 1-0 승리했던 당시 클롭은 최전방에 전문 타켓형 공격수 크리스티안 벤테케를 세우고 좌우 윙포워드로 호베르토 피르미누와 아이브를 배치했다. 그리고 엠레 찬을 수비형 미드필더에 세운 역삼각형 미드필더를 구성했다. 후반에 스터리지, 조던 핸더슨이 들어온 뒤 랄라나가 측면으로 이동했지만 전체적인 틀은 4-3-3을 유지했다.
그러나 사우스햄튼전은 랄라나가 ‘10번’ 역할을 맡으면서 다이아몬드 형태의 중원이 만들어졌다. 또한 처음으로 두 명의 스트라이커를 동시에 내보냈다. 원톱이 투톱으로 전환되면서 가져온 이점은 상대 센터백과 풀백 사이의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보다 많아졌다는 점이다. 스터리지의 2골과 오리지의 첫 번째 골이 모두 그러한 상황에서 나왔다.
모레노는 클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잉글랜드는 경기가 많기 때문에 전술을 맞출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클롭은 반복해서 전술적인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한다. 그런 점에서 그의 훈련은 특별하다” 이처럼 클롭은 시스템을 정하고 그 안에 선수를 가두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선수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지 고민한다. 실제로 기존의 4-3-3에서 스터리지와 오리지 중 한 명을 윙어로 활용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클롭은 둘을 투톱으로 뒀을 때 가장 이상적인 장면이 연출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스터리지와 오리지는 5골로 화답했다.
#랄라나
랄라나는 클롭 전술의 핵심 플레이어다. 그는 4-2-3-1에선 ‘공격형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를 모두 소화했고, 4-3-2-1에선 필리페 쿠티뉴와 함께 ‘2’의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처진 공격수’로 뛰었다. 그리고 4-3-3에선 가운데 ‘3’의 ‘공격형 미드필더’와 앞의 ‘3’에서 윙포워드까지 넘나들었다. 심지어 랄라나는 사우스햄튼전에서 다이아몬드 미드필더의 꼭지점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 클롭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스터리지
스터리지의 복귀와 4-4-2 다이아몬드 전술은 클롭에게 다양한 옵션을 가져다 줬다. 클롭이 리버풀에 부임할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4-2-3-1에서 스터리지가 ‘원톱’ 혹은 ‘윙포워드’로 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클롭은 도르트문트 시절 잘 시도하지 않았던 투톱 전술에 스터리지를 적용했고 결과적으로 리버풀 부임 후 가장 많은 6골을 작렬시켰다.(클롭이 도르트문트에서 4-2-3-1을 가장 많이 사용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술적으로 고집이 센 감독은 아니다. 부상 등으로 정상적인 경기가 어려울 땐 스리백도 사용했던 클롭이다)
물론 이날 승리로 인해 클롭이 투톱으로 전술적인 방향을 완전히 바꿀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리버풀에는 스터리지 외에도 벤테케, 피르미누, 오리지 등 다양한 공격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쿠티뉴가 복귀할 경우 투톱보다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를 세울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분명한 건 클롭의 전술이 점점 진화하고 있으며 리버풀이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픽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사진 = AFPBBNEWS]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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