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돌아왔다. 관객들은 2010년 초연된 이 작품에 뜨거운 사랑을 보냈다. 이에 2011년 재연되며 두터운 매니아층이 형성됐고, 관객들은 이후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삼연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 일명 '솜앓이'가 시작됐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힐링극'으로 불리는 작품이었기에 3년간 관객들의 기다림은 더욱 애탔다. 다수의 작품이 무대에 오르고 관객들을 힐링했지만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만의 힐링을 기다리는 관객들이 많았다.
3년이 흐르고 2015년 드디어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가 돌아왔다. 이석준, 고영빈, 강필석, 김종구, 홍우진, 조강현. 공연 매니아들이 사랑하는 배우들과 함께였다.
뮤지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베스트셀러 작가 토마스가 그의 소중한 친구 앨빈과 함께 과거와 현재의 기억을 오가며 친구의 송덕문을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의 여행을 통해 감동을 전한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어른이 된 토마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토마스는 순수했지만 어른이 되며 까칠한 인물로 변해버렸다. 이야기를 만드는 토마스의 직업,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이야기로 인해 행복하기도 하지만 고통을 받기도 한다. 이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 그의 인생이고, 그의 인생이 곧 이야기다.
그러나 토마스는 잊고 지낸 것이 있다. 자신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의 추억이다. 어른이 되고 익숙해져버린 현재, 명예와 다른 사람들의 이목이 더 중요해져버린 토마스는 더이상 앨빈의 친구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런 토마스가 다시 앨빈을 마주하게 되는 순간 이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순수하고 엉뚱하면서도 친구에 대한 깊은 마음을 감춰둔 앨빈을 만나 다시 과거의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토마스는 앨빈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30년 간 토마스와 앨빈은 친구로 지내며 같지만 다른 기억과 추억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토마스는 이내 알게 된다. 앨빈과 함께한 그 시간이 곧 자신의 이야기고, 잊고 있었던 그 추억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것을 말이다.
토마스는 냉정해지기도, 혼란스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살아온 앨빈을 다시 생각하게 되면서 본인 역시 순수했음을 깨닫는다. 보지 못한 이야기를 알려 하는 것보다 그 시절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면서 결국 자신의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게 된다.
그 과정에 앨빈이 있고, 이들이 끄집어내는 순수함이 곧 힐링으로 다가온다. 알듯 모를듯 복잡하지만 공감을 형성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곧 관객들마저 힐링시킨다. 두 남자의 내면이 관객들의 내면 속 고민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이는 무대 위 단 두명의 배우들의 흡입력 있는 연기와 3인조 밴드의 라이브 연주 덕에 가능하다. 배우들의 깊은 내면 연기와 귀를 자극하는 연주는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극을 더욱 쫀쫀하게 만든다.
복잡한듯 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꿈이 가득한 무대 역시 시선을 사로 잡는다. 책방을 배경으로 수많은 책과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흩날리는 종이는 이야기에 집중하는 극 특유의 분위기와 딱 맞아 떨어진다. 마치 동화책 속에 들어온듯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환상과 현실의 경계까지 넘나든다.
100분 동안 두 남자의 이야기만으로 극은 꽉 차다. 세월이 흐르며 변하기도 하지만 결국엔 행복한 기억과 추억으로 순수함을 되찾고 진정한 자신의 이야기를 마주하게 되는 모습이 감성을 자극한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공연시간 100분. 오는 2016년 2월 28일까지 서울 삼성동 백암아트홀. 문의 1588-5212
[뮤지컬 '스토피 오브 마이 라이프' 공연 이미지. 사진 = 오디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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