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영 3점슛, 삼성 공격 효율성 향상의 조건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점슛 꼴찌에요."

삼성은 KGC와 공동 5위를 구축했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그러나 모비스 오리온 KCC 동부 KGC 등 만만한 상대가 없다. 플레이오프서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두려면 지금보다 경기력을 더욱 끌어올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상민 감독은 "시즌 초반보다 수비력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삼성의 수비력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과는 거리가 있다. 삼성의 멤버 구성 자체가 수비보다는 공격에 특화돼있다. 일단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게 우선과제. 이 감독은 "3점슛 꼴찌"라고 아쉬워했다.

▲밀집된 골밑

삼성은 외국선수 론 하워드 대신 언더사이즈 빅맨 에릭 와이즈를 데려왔다. 와이즈는 골밑 플레이에 능하다. 수비 역시 상대 공격수가 그렇게 빠르지만 않다면 자신보다 신장이 큰 빅맨들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 결국 삼성은 와이즈 영입으로 골밑의 중량감이 높아졌다.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김준일이 버티고 있다. 두 사람과 와이즈가 동시에 뛰는 2~3쿼터에는 그 어느 팀에도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정작 세 사람이 동시에 기용되는 시간이 그렇게 길지는 않다. 장신포워드 문태영이 있기 때문. 문태영 역시 기본적으로는 골밑으로 파고드는 성향이 있다. 슛 거리가 길지 않다. 네 사람이 동시에 뛰면 골밑에서 동선이 겹치는 약점이 생긴다. 때문에 이 감독은 문태영의 공격지점을 최대한 외곽으로 맞추려고 한다.

▲모비스와의 차이점

이 부분은 모비스 시절 함지훈,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공존하기 위해 유재학 감독이 문태영에게 최대한 외곽으로 나가서 슛을 던지는 걸 주문한 것과 같은 논리다. 문태영은 모비스에서 3년간 뛰면서 이 부분에 대한 수행능력을 많이 끌어올렸다. 하지만, 삼성은 모비스와는 상황이 약간 다르다.

문태영은 모비스 시절 3년을 거쳐 함지훈, 라틀리프와의 공존에 성공했다. 결정적 원동력은 함지훈의 패스 센스였다. 함지훈의 패스센스가 워낙 좋아 문태영과 라틀리프가 공간만 어느 정도 벌려주면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가 가능했다. 그에 따라 문태영은 확률 높은 미드레인지 점퍼 찬스도 상당히 많이 만들었다.

그러나 김준일은 상대적으로 패스 센스는 떨어진다. 와이즈는 문태영, 라틀리프와 조금씩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이다. 결국 이 감독은 네 사람을 동시에 활용하기보다 세 사람을 부분적으로 활용, 골밑과 외곽의 밸런스를 맞추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이 감독은 문태영이 두 외국선수와 공존하려면 외곽공격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 그는 "공을 잡고 바로 골밑으로 치고 들어가는 건 좋지 않다. 스크린을 받아서 간결하게 움직이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문태영이 치고 들어가서 득점이 나오지 않을 경우 삼성 공격흐름이 정체될 수 있다. 13일 SK전만 해도 3쿼터까지 공격 밸런스는 좋지 않았다.

▲문태영의 3점슛

문태영은 모비스 시절 주로 3점 라인을 밟거나 자유투 라인과 3점 라인 사이, 즉 퍼리미터에서 2점슛을 시도했다. 이 감독이 문태영에게 기본적으로 원하는 옵션도 2점 외곽슛이다. 그러나 3점 라인 바깥에서 슛 찬스를 잡아도 자신있게 쏴야 한다는 게 이 감독 지적. 그는 "태영이가 슛 거리가 길지 않아서 3점 라인 바깥에선 오픈이 돼도 슛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도 그걸 알고 골밑에 도움수비를 들어간다"라고 했다.

현재 삼성에서 문태영 외에 3점슛을 꾸준히 넣을 수 있는 선수는 장신가드 임동섭 정도다. 그러나 임동섭도 아직은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 이 감독은 "태영이의 3점슛이 나쁘지 않다. 연습할 때는 잘 들어간다"라고 했다. 문태영의 3점슛이 실전서 더 많이 나오면 내, 외곽의 조화가 극대화, 팀 공격력이 올라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문태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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