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운 6강 정세, 급격히 변하는 희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강 정세는 어지럽다.

봄 농구에 참가할 6팀은 사실상 가려졌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선두 모비스, 2위 오리온, 3위 KGC와 삼성, 5위 KCC, 6위 동부 모두 6강 혹은 4강 플레이오프서 누구와 맞붙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포스트시즌 성적이 올 시즌 농사 결과이기 때문이다. 모비스와 오리온은 4강 플레이오프 직행과 정규시즌 우승 다툼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 3~6위 팀들은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을 노리지만, 그보다 전력 정비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최근 6강의 정세는 어지럽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선두 모비스는 약간 흔들린다. 반면 2위 오리온은 점점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호재도 있다. 3~6위 팀들도 희비가 엇갈린다. 삼성은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KGC와 KCC는 보합세 속에 강점과 약점이 드러난다. 동부는 하락세가 심상찮다.

▲우승전선

선두 모비스는 최근 12경기서 6승6패로 보합세다. 급격한 상승세를 탔던 2~3라운드와는 달리, 4라운드 중반부터 썩 좋지 않다. 수비력에 비해 공격력 빈곤 현상이 오래가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공격 템포가 늦다. 하프라인을 넘어오는 속도가 늦어 공격시간에 쫓겨 급하게 공격을 한다. 빠른 선수가 없다. 슛 찬스가 나도 머뭇거린다"등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고쳐나가고 있다.

유 감독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팀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향상시키는 데 능한 사령탑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근본적으로 모비스의 강하지 않은 백업전력의 현실이다. 때문에 모비스가 당분간 고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올 시즌 3연패 이상을 당하지 않은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감안하면, 결국 모비스가 선두를 지켜낼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그 사이 2위 오리온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최근 9경기서 6승3패로 좋은 페이스. 조 잭슨이 KBL에 완벽히 적응했고, 제스퍼 존슨의 몸 상태가 최상으로 올라왔다. 2~4번 라인 신장의 우세와 선수 개개인의 이타적인 마인드를 앞세워 효율적인 패스게임이 이뤄지고 있다. 애런 헤인즈와 최진수의 30일 복귀로 승부처 득점력, 골밑 수비력이 강화되면 모비스를 끌어내리고 선두에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다만, 수비의 경우 존슨이 오리온 특유의 스위치 디펜스도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데 비해, 잭슨은 (신장 약점, 이해력 부족)부족한 점이 있다는 게 추일승 감독 설명. 현 시점에선 모비스와 오리온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선두다툼은 변수가 많다. 공교롭게도 헤인즈와 최진수가 복귀하는 30일 고양 경기가 모비스와 오리온의 5라운드 맞대결이다.

▲중위권의 자세

3위 삼성은 최근 4연승 포함 6경기서 5승1패다. 올 시즌 연승과 연패가 잦지만, 현재 삼성의 전력은 안정적이다. 최근 유독 역전승이 잦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승부처를 극복하는 능력이 강해지고 있다는 증거. 주희정의 수준급 경기운영과 문태영, 김준일, 리카르도 라틀리프, 에릭 와이즈 4각 편대의 시너지효과가 빛을 발하고 있다. 여전히 골밑 동선의 문제가 있다. 이상민 감독은 문태영의 3점슛이 늘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방어 같은 팀 디펜스도 좋아지고 있다.

3위 KGC와 5위 KCC는 보합세다. KGC는 찰스 로드의 경기력이 다시 올라오고 있고, 양희종의 복귀로 공수 밸런스가 다시 맞아 들어가고 있다. 다만 마리오 리틀의 공격적인 성향이 팀 공격 밸런스를 깨트릴 때가 있다. 앞선의 압박수비가 좋지만, 실점(83.2점)은 리그에서 가장 많다. 안정감이 떨어진다는 의미. KCC는 허버트 힐 가세로 골밑이 단단해지면서 팀 공수마진(78.5득점, 77실점)도 좋아졌다. 하지만, 안드레 에밋의 지나친 볼 소유욕에 따른 공격 밸런스의 불안정성이 여전하다. 추승균 감독은 "처음부터 1대1을 하면 득점 확률이 낮다. 수비가 셋업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1대1을 해도 패턴을 하고 해야 한다(상대 수비 밸런스가 흐트러지기 때문)"라고 강조했다.

6위 동부는 좋지 않다. 김주성이 1일 삼성전서 무릎을 다치면서 그 경기 포함 1승5패다. 윤호영이 사실상 시즌 아웃(허리 염증)된 상황서 김주성의 이탈이 뼈 아프다. 김영만 감독은 "두 사람이 동시에 빠지면서 결정적일 때 리바운드 숫자가 줄었다"라고 했다. 또한, 김주성은 하이포스트에서 공을 나눠주고 외곽에 빅맨을 끌고 나와 3점슛을 던지는 등 공격 유기성에도 미치는 영향이 컸다. 블로커로서의 내, 외곽 수비는 두 말할 것도 없다. 김 감독은 "순위에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버텨야 한다"라고 했다. 김주성은 이달 말 복귀한다. 그러면 동부는 최소한 6위는 지켜낼 가능성이 크고, 경기력도 올라갈 수 있다.

중위권에서 최근 페이스가 가장 좋은 삼성은 2위 공략을 사실상 신경 쓰지 않는 모양새다. 이상민 감독은 "지금 상황서 2~2.5경기 차이는 작은 격차는 아니다"라고 했다. KGC KCC 동부도 무리수를 띄워 2위 공략을 노릴만한 상황은 아니다. 자체적으로 약점을 보완, 플레이오프서 경기력을 끌어올려 우승에 도전하는 게 현실적이다. 현 플레이오프 시스템상 3~6위도 큰 의미는 없다. 물론, 플레이오프 대진을 감안, 시즌 막판 눈치싸움을 벌일 가능성은 남아있다.

[6강 팀들의 경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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